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베일을 벗었어요.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인데요. 이 두 제품의 가장 큰 변화는 '내구성'이에요. 전작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혔던 방수, 방진 성능이나 충격 등의 취약점을 개선했대요.
지금까지는 구부러지는 형태의 폴더블폰은 구조적으로 방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삼성전자의 이전 폴더블폰 제품들은 방수가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많았죠.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신작 라인업에 기존 바(Bar) 형태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인 IPX8 등급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어요. IPX8 등급은 깨끗한 물을 기준으로 했을 때 1.5m 깊이에서 30분 정도 견딜 수 있는 방수 성능을 의미해요. 폴더블폰에 이 수준의 방수 등급이 나온 것 이번이 처음이래요.
최원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부사장)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사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는 방수 등 접히는 폴더블 제품의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고민한 제품"이라고 했어요.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방수가 가능한 폴더블폰을 만들어낸 비법은 무엇일까요?
힌지에도 방수 기법 적용
폴더블폰은 기본적으로 바 형태 스마트폰 두 개가 붙어있는 구조에요. 두 개의 스마트폰을 힌지(hinge), 즉 경첩으로 연결한 것이죠.
이전까지 폴더블폰이 방수가 어려웠던 것은 힌지 부분 때문이에요. 스마트폰의 몸통 부분은 기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방수 기법으로 보호가 가능하지만, 힌지 부분은 그렇지 않았죠. 폴더블폰을 여닫을 때마다 힌지 부분 사이로 빈 공간이 생기는데, 이 사이로 물이 들어가 손상이 될 수 있었거든요.
특히 두 몸통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FPCB(연성인쇄회로기판)을 방수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하는데요. 삼성전자는 FPCB 연결부 끝에 있는 틈새를 막기 위해 고무와 CIPG를 사용했다고 해요.
CIPG(Cure in place gasket)는 액체 형태의 개스킷인데요. 개스킷은 연결면을 밀폐하기 위해 사용되는 부품이에요. 틈새에 고무를 끼워 넣은 후 액체 형태의 개스킷을 부어 굳히는 과정을 통해 완전 밀폐에 성공한 것이죠.
그래서 이번 갤럭시Z 시리즈에는 흠이나 구멍이 많지 않아요. 실제로 사용자가 볼 수 있는 구멍은 USB 단자와 스피커 구멍, 마이크 구멍이 전부죠.
강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기구개발그룹 프로는 "힌지가 물에 닿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닿는 와중에도 부식이 생기지 않도록 내부에 별도의 방청(금속의 표면이 녹이 스는 것을 막음) 처리를 하고 물에 강한 윤활제를 적용했다"고 설명해요.
덕분에 폴더블폰을 사용하는 갤럭시 유저들도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수영장에서 휴식할 때도 폴더블폰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죠.
신소재로 튼튼해졌다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는 물에 잘 버틸 뿐 아니라 잘 긁히지 않는 튼튼함도 장착했어요. 전작에 비해 강력한 소재를 사용해 외부 충격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한 건데요.
3세대 갤럭시Z 시리즈는 디스플레이(화면) 레이어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새로운 보호필름을 사용했어요. 새로운 보호필름은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소재로 만들어졌어요. 이는 유연하면서도 단단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80%나 높인다고 해요.
몸통의 외장 테두리와 힌지를 감싸고 있는 하우징 총 세 부분에는 '아머(armor) 알루미늄'이 적용돼 있어요. 삼성전자는 아머 알루미늄에 대해 '역대 스마트폰 알루미늄 소재 중 가장 튼튼한 소재'라고 소개해요. 기존 알루미늄보다 강도와 경도를 높여, 외부 충격에도 휘거나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죠.
알루미늄 소재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요. 기본적인 소재에 다양한 금속 원소를 첨가하면 새로운 합금 알루미늄을 만들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강도를 높이거나, 색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네요. 건축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 안에 철근을 넣어 강도를 높이는 것처럼, 금속 원소들이 알루미늄 속으로 들어가 강도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황창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CMF랩 프로는 "3세대 폴더블폰은 강도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강도를 올리는 여러 가지 금속 원소를 첨가했다"며 "강도를 올리면서 원하는 표면 품질을 얻기 위해 원소 함량과 사이즈 등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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