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각국 정부는 기업들의 과다 탄소배출을 막는 친환경 정책도 적극 추진하고 있죠. 그래서 에너지저장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에 대한 관심도 커졌어요. 지난주에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만드는 ESS를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ESS 자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관련기사: 전기차가 남긴 폐배터리, '전기 저수지'가 되다(9월12일)
ESS는 용어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이에요. 전력을 미리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죠. 그래서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발전 방식인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바람이 불지 않고 햇빛이 별로 없으면 친환경 에너지 발전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요. 전기를 저장할 수 없다면 말이죠.
그러니 산업 성장 전망이 밝지요.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은 2019년 11.1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25년 94.2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ESS를 그저 단순한 '배터리 덩어리'라 보긴 어려워요. 수많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PCS(Power Conversion System)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EMS(Energy Management System) 등 각종 전자장치가 묶인 '시스템'이라서죠.
우선, ESS에 쓰이는 배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이는 배터리 '셀'을 여러개 묶어 '모듈'을 구성하고, 이 모듈을 연결해 만든 커다란 '랙'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용어들이 생소한 까닭에 금방 그려지지 않을 수 있겠네요. 쉽게 말해 배터리 여러개를 묶은 모듈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랙이란 커다란 틀에 이런 것들을 넣어 조립했다는 얘기로 이해하면 좋을 듯해요. 여기에 각종 전자장치 및 시스템이 붙어서 배터리 온도와 전압 등을 관리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PCS는 전기의 교류를 직류로, 직류를 교류로 바꿔줘요. 배터리는 전기를 직류로 저장하지만, 송배전을 통해 흐르는 전기는 교류이기 때문에 이런 전환 장치가 필요한 거예요. BMS는 수많은 배터리 셀을 하나처럼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전압과 전류·온도를 감지하는 안전장치죠. EMS는 전기량을 모니터링하고요.
자, 그러면 ESS는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업계는 ESS를 용도 및 역할에 따라 △전력·상업용 △UPS(무정전 전원장치) △가정용 △통신용 등으로 구분하죠.
우선 전력용은 발전 및 송배전 등 전력 공급 시스템에서 불안정한 전력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주파수를 제어해 전력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요. 상업용은 전력 사용이 많을 때 ESS를 활용하면서 요금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게 특징이고요. UPS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전력을 공급해주죠.
가정용의 경우 주로 태양광 발전에 쓰여요. 낮에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성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하죠. 마지막으로 통신용은 통신 기지국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해 쓰이죠. 산간오지에 있어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기 어려운 통신 기지국이 장기간 원활하게 전파 수신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ESS가 있죠.
ESS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이미 우리 삶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많은 활약, 무엇보다 안전한 전력 사용을 도와주길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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