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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도 진화한다 '차세대 주역 HVO'

  • 2021.09.05(일) 07:40

[테크따라잡기]
항공유도, 플라스틱 원료도…활용 무궁무진
LG화학, 2024년 국내 첫 HVO공장 설립추진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애경유화 등도 관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 연료(biofuel),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벌써 우리 곁에 많이 다가와 있기도 해요. 현재 주유소에서 파는 경유에도 폐식용유나 같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바이오 디젤이 3.5% 함유돼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미 그렇게 법(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정해져 있거든요.

바이오 연료란 식물·미생물·동물 등의 생물체와 부산물인 음식 쓰레기, 축산폐기물 등을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만들어낸 연료를 말해요. 사용되는 원료와 공정에 따라 △바이오 에탄올 △바이오디젤 △바이오 가스 등이 있죠.

바이오 에탄올은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분을 발효해 만들어요. 술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죠. 주로 난방용이나 휘발유 첨가제로 쓰여요. 바이오 디젤은 팜이나 콩 같은 기름기 많은 작물이나 폐식용유를 알코올 반응을 통해 연료화해 얻을 수 있고요. 지역난방에 주로 쓰이는 바이오 가스는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폐기물을 발효하면 발생하는 메탄 가스를 이용해 만들죠.   

HVO 등 바이오 연료의 각종 원재료/사진=네스테 제공

운송용으로는 쓰이는 바이오 연료는 바이오 디젤인데요. 디젤(경유)이란 이름이 붙은 만큼 당연히 경유의 성질을 갖고 있죠.

석유제품 가운데 열효율이 가장 뛰어난 게 가장 큰 장점인데요. 하지만 일정 온도 이상 조건에서 착화력(불꽃 없이 불이 붙는 성질)은 뛰어난 반면 온도가 낮으면 불꽃에도 불이 잘 붙지 않고, 쉽게 얼어 붙는(어는점 -17.5℃) 등의 특징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쓰임새에도 한계가 있죠.

그러다보니 요즘 각광 받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가 있는데요. 바로 'HVO'라고 해요. 네 맞아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의 주인공. 풀어쓰면 '수소화 식물성 오일(Hydro-treated Vegetable Oil)'이에요. 기존 바이오 디젤이 1세대라면, HVO가 2세대라고 하죠. 

HVO 디젤과 석유 정제로 만든 디젤의 연소 차이/사진=네스테 제공

HVO는 바이오 디젤의 제조 방식(에스테르화)과는 달리 수첨(Hydro-treated) 공법으로 만들어요. 수첨이란 어떤 물질에 수소(H₂)를 첨가하는 화학적 반응이죠. 주로 정유회사에서 많이 활용하는데요. 온도나 압력을 조절하고 촉매를 활용하는 등 방식으로 기존 물질의 분자결합에 수소를 추가함으로써 다른 성질을 갖는 물질을 만드는 거죠.

이를 거치면 식물성 기름으로 바이오 디젤뿐만 아니라 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특성이 뛰어나 항공유로도 쓸 수 있는 '바이오 등유', 또 각종 합성수지(플라스틱)의 원재료인 '바이오 납사(naphtha)'까지 뽑아낼 수 있다고 해요. 콩기름이 마치 원유처럼 활용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죠. 

지난 2일 바로 이 HVO를 다룬 작지 않은 산업계 뉴스가 있었는데요. LG화학이 충남 대산단지에 2024년까지 HVO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었어요. 단석산업이라는 바이오 디젤 중소기업과의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는데요. 국내에 HVO 공장이 세워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래요.

LG화학에 따르면 HVO의 세계 시장 수요는 2020년 600만톤 규모에서 2025년 3000만톤 규모로 연평균 40% 이상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할 걸로 전망된대요.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등에 따라서죠. 

LG화학 대산공장 전경/사진=LG화학 제공

합작을 하면 LG화학은 HVO를 통해 바이오 SAP(고흡수성수지)·ABS(고부가합성수지)·PVC(폴리염화비닐) 등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공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단석산업은 바이오 에너지 분야 제품 포트폴리오를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중심의 고부가 제품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하고요. 

LG화학은 세계 최대 HVO 기업인 핀란드 에너지기업 네스테(NESTE)사와도 바이오 원료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요. 핀란드는 네스테를 필두로 해 유럽에서도 HVO 선도국가로 꼽히는 나라죠. 

국내에서 HVO에 대한 관심은 LG화학만 두고 있는 것은 아니예요. 축산기름 제조에서 시작해 바이오디젤 원료 공급업체로 변모한 대경오앤티란 중견업체가 있는데요. 최근에 이 회사가 매물로 나오면서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같은 정유회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와요. 

또 애경유화의 경우 작년에 창립 50주년을 맞으면서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HVO을 꼽기도 했어요. 기존 바이오 디젤 사업에 덧붙여 HVO와 같은 새로운 바이오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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