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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미국 파운드리 '20조' 쐈다…백악관 "웰컴"

  • 2021.11.24(수) 15:25

170억달러 투자…내년 착공해 2024년 가동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에 '한걸음 가까이'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위탁생산) 반도체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총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지에서 공장 부지를 최종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번 투자계획을 밝혔으나, 이 부회장의 부재로 최종 결정까지 6개월이 걸렸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생산 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2019년부터 강조한 "삼성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도 글로벌 1위를 하겠다"는 목표에 다가선 것이다.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 텍사스 주정부는 삼성의 발표에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일자리 확대 가능성, 삼성의 추가 투자에 기대를 드러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테일러 새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달러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부지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본격 가동할 목표다. 건설·설비 등에 대한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5세대 이동통신(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AI와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세계 시스템 반도체 고객사에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기존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테일러에 마련되는 약 150만평의 신규 부지는 오스틴 사업장과 25km 떨어진 곳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의 측면을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며 "텍사스 지역에는 다양한 IT(정보기술) 기업들과 유수 대학들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부회장은 이때 전후로 평택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중국 등 반도체 사업 현장을 수차례 방문하며 관련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이런 까닭에 "이 부 회장이 사실상 시스템 반도체라는 업(業)을 창업하고 있다"는 평가도 당시 나왔다.

이번 라인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흥과 화성, 평택, 오스틴, 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돼 고객사 수요에 대한 더욱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삼성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 관련 기자 회견에 임하고 있다./사진=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제공.

5월 한미정상회담→11월 확정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첨단 제조 분야 공급망 구축을 통해 양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에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장 부지와 관련해 소문만 무성했으나, 최종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결정이 미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한 이후에도 거듭된 재판 일정 탓에 이같은 경영현안을 다룰 수 있는 해외 출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덕에 재판이 열리지 않아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장을 떠날 수 있었다.

미국 출장 기간중인 21~22일 이 부회장은 워싱턴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났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해결을 위한 삼성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만남 하루 뒤에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미국 정부도 이례적으로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의 발표를 환영(welcome)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반도체 공급망 보호뿐만 아니라 생산 기반 재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지난 5월 삼성과의 만남,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분야에 상호보완적 투자를 촉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포함해 미국 행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며 정치적 의미도 부여했다.

이밖에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환영의 뜻을 보이며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밝혀 삼성의 추가 투자 계획에도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 미국에 공장이 지어지더라도 삼성은 첨단 연구·개발(R&D)의 경우 기존처럼 국내를 중심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국내에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귀국해 오는 25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관련 재판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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