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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글로비스 주식 팔자 모비스 주가 뛴 이유

  • 2022.01.06(목) 16:05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글로비스 지분 10% 매각
공정거래법 대비책…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분석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왼쪽)과 정의선 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6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36% 오른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4.86% 뛰었다. 이날 현대차 주가가 0.23% 오르고 기아는 0.35% 내리는 등 주춤했던 그룹주 주가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두 회사의 주가 상승 원동력은 최근 단행된 현대글로비스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에 있다. 주식시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블록딜을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블록딜에 대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비한 거래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선 벌써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둔 시나리오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법 규제 피하자

지난 5일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보유중인 주식 375만주(10%)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사모펀드 칼라일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정 명예회장 251만7701주(6.71%), 정 회장 123만2299주(3.29%)다.

주당 매각가격은 16만3000원. 지난 4일 종가 17만3000원 대비 5.8% 할인한 금액이다. 이번 거래로 정 명예회장은 4103억8500만원, 정 회장은 2008억6400만원가량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총 6113억원 수준이다.

이번 블록딜을 통해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는 현대글로비스에 이사를 1명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작년 12월 30일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와 정 회장이 주주간계약을 맺으면서다. 또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는 현대글로비스가 주식을 팔 경우 함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태그 얼롱(Tag-along)'도 확보했다.

이번 매각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일단 풀이된다.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일가의 지분 기준이 기존에는 상장사 30%와 비상장사 20%였는데, 개정안은 모두 20%로 강화됐다. 실제로 이번 거래로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19.99%로 떨어졌다. 정 명예회장은 지분은 0%가 됐다.

"정의선, 글로비스 블록딜과 엔지니어링 IPO로 1조 마련"

업계는 총수 일가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면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를 지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작년 3분기 말 현재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2%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7.13%에 달한다. 정 회장 입장에선 순환출자 구조를 끊으면서 현대모비스 지분을 승계받을 묘수가 절실하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이번에 매각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함께 상장을 추진중인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확대하기 위한 재원으로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11.72%, 정몽구 명예회장이 4.68% 가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구주매출 방식으로 3093억∼4044억원, 정 명예회장은 823억∼1076억원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받기 위한 상속·증여세 재원도 필요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총수 일가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글로비스 지분을 팔아야 했는데, 이번에 확보되는 자금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구주 매출까지 더하면 총 1조원 수준까지 마련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거나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증여세를 대비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분석에 대해 경계하는 눈치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으며 무산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과 관련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우호 세력인 칼라일을 주주로 맞음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의 매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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