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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세 올리는 현대차…정의선회장 '변화 예고'

  • 2022.04.15(금) 17:08

전략 SUV 출격에 전기차도 '기대감'

정의선 회장이 14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전격 공개하는가 하면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 전기차 모델들이 세계적 권위의 어워드에서 잇달아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뉴욕 오토쇼에서 "현대차·기아의 라이벌은 우리"라면서 "소프트웨어 부문은 30~40점 수준이고, 저부터 많이 변화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담금질 하고 있어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왼쪽부터)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미주대권역 사장이 '더 뉴 팰리세이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대형 SUV 동반 출격…'북미 잡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사 대형 SUV를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선보이고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2018년 11월 선보인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첫 부분변경 모델 '더 뉴 팰리세이드'를 공개하고 올여름 현지 출시한다고 밝혔다.

더 뉴 팰리세이드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대형 SUV다. 신제품은 기존 모델의 혁신적인 공간성은 계승하면서도 더욱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새로운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상품기획담당은 "더 뉴 팰리세이드는 새로운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기능,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주행성능 등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다운 매력을 갖췄다"며 "삶의 필요한 순간마다 편안한 가치를 제공하는 궁극의 플래그십 SUV"라고 말했다.  

기아도 뉴욕 오토쇼에서 북미 전용 SUV '더 뉴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3년 전 선보인 텔루라이드의 첫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로운 모델은 강인한 외관, 고급스러운 실내,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추는 등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올 하반기 본격 출시하고 현지 SU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텔루라이드는 지난 201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공개된 이후 '월드 카 어워즈'에서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 '2020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서 선정되는 등 호평받은 모델이다.

기아는 이번 오토쇼에서 친환경 SUV '디 올 뉴 기아 니로'도 공개했다. 신형 니로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세 가지 전동화 모델로 미국 시장에서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아의 SUV 더 뉴 텔루라이드 / 사진=기아 제공

전기차도 '자신감'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전기차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전기차 미국 생산 계획을 공개하는 등 새로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제네시스는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엑스 스피디움 쿠페'(X Speedium Coupe)를 공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엑스 스피디움 쿠페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과 미래에 대한 영감이 응집된 콘셉트 모델"이라며 "제네시스가 예상하는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을 공유하고자 제작됐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이날 행사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미국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12월부터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시작해 미국 전기차 수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행보들은 최근 현대차그룹 전기차들이 세계적 권위의 상을 휩쓸고 판매량도 치솟고 있는 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지난 13일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Europe Car of the Year, ECOTY)를 수상했다.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한 셈이다.

전기차 판매량도 질주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25만2719대에 달해 글로벌 톱5에 진입한 바 있다. 

올 1분기 판매량도 7만6801대로 전년동기대비 7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상승세를 거듭해 오는 2030년에는 전기차 307만대를 판매하는 사업자로 거듭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제네시스의 콘셉트카 '엑스 스피디움 쿠페'./사진=제네시스 제공

정의선 회장 "저부터 변화하겠다"

이처럼 현대차가 북미 SUV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사업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발언을 내놓는 등 냉철한 현실 인식을 보여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14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가장 큰 라이벌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우리라고 생각한다"며 "IT 회사 등과 융합이나 보완하고 있고, 어디와도 연합할 수 있으므로 이겨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하드웨어가 바뀌어 가고 있지만, 더 많이 바뀌어 가야 할 부분이 소프트웨어, 문화"라며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30이나 40점 아닐까. 저부터 많이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권위 있는 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인간을 위해서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언급하는 등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는 인상을 내비쳤다.

그는 차량 품질 관련해서도 "저희가 해야 될 일이 많다"며 "소프트웨어가 많이 들어가고, 완벽을 기해 그러한 단점들을 우리가 다 복습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문제가 안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겼을 때 수정하고 빨리,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발언들은 완성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상황, 미래차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기본기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국내외 정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며 "항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고,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신규 지역과 같은 기회요인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예측 기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오셔서 많이 둘러보시고 규제를 뭘 완화하고 없애고 하는 등 새 정부의 의지를 말씀주셨다"면서도 "규제 완화는 항상 기대해왔으나, 언제나 저희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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