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과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면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까지 우리 일상에서 배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런 배터리가 무려 2000년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배터리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삼성SDI의 뉴스레터를 참고했어요.
1932년 독일의 빌헬름 쾨니히는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 근교의 유적에서 높이 14cm, 직경 8cm 정도의 항아리를 발견했어요. 이 항아리 안에는 원통형의 구리판이 있었는데요. 구리판 안에 철 막대기를 꽂아 전체를 아스팔트로 고정한 후 밀봉한 구조로 돼 있었죠.
학자들은 이 항아리를 두고 '전지'라고 판단했어요. 항아리 안의 구리판이 양극 역할을 하고, 철 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한다고 추측한 거죠. 항아리의 재현 실험을 통해 0.4~0.8V(볼트)의 전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어요. 이것이 바로 가장 오래된 배터리로 여겨지는 '바그다드 전지'입니다.
2000여 년 전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전지의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다만 학자들은 금이나 은도금용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도금할 물체를 도금액에 담그고 직류 전류를 흘려 표면에 얇은 금속막을 생성시키는 방식이죠.
전지에 대한 새로운 이론은 이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나타납니다. 1780년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생물학 교수였던 루이지 갈바니는 개구리를 해부하던 중, 금속이 닿을 때마다 개구리 뒷다리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발견해요. 그는 금속이 닿았을 때 개구리가 움직이는 것이 개구리 뇌에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를 '동물전기'라고 명명했죠.
결론적으로 이는 틀린 이론이었지만 무의미한 연구는 아니었어요. 먼저 '두 개의 서로 다른 금속과 개구리 체액이 전류를 만들어낸다'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인데요. 지금도 전기회로를 측정하는 전류계를 '갈바노미터', 두 종류의 금속이 접촉해 일어나는 자극을 '갈바닉 작용'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배터리의 기초를 마련한 '전지의 아버지' 알레산드로 볼타가 이 이론에 관해 관심을 가지면서 최초의 화학 전지인 '볼타 전지'를 개발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커요.
물리학자였던 볼타는 갈바니가 주장하는 동물전기의 오류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했어요. 그 결과 종류가 다른 금속 사이에서 전기가 발생한다는 것과 개구리를 금속 사이에서 전기를 흐르게 하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알아냈죠.
전기가 금속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밝혀낸 볼타는 꾸준히 실험을 계속해 아연과 은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종이를 끼우면 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나아가 이를 겹겹이 쌓아 올리면 큰 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최초의 화학전지인 볼타 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죠.
최초의 화학 전지인 볼타 전지는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1차 전지'였는데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통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2차 전지'에요. 2차 전지는 185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는 실험 중 납을 묽은 황산에 넣어 전류를 통하면 충전과 방전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것이 2차 전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납축전지'에요.
플랑테 전지는 저렴한 소재인 납을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그 이후 더 작고 가벼우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이어졌어요.
그 결과물이 현재 2차 전지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요.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2차 전지 제품에 비해 가볍고 부피는 작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어요. 현재 배터리 시장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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