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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HMM 3대 주주로…단순투자? M&A?

  • 2022.06.24(금) 16:02

HMM 2700만주 매입… 5.52% 지분 취득
단순투자 발표 불구 인수 가능성도 예측

SM그룹이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이어 HMM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룹 오너와 12개 계열사가 5% 넘는 지분을 취득하면서다. HMM 주식 매입에 8400억원 가량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사를 주력으로 하는 SM그룹은 HMM 주식 매입이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SM그룹이 HMM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간 SM상선을 중심으로 HMM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온데다 과거 기업회생절차 중인 해운사들을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룬 이력이 있어서다. 다만 실제 인수에 나서더라도 '새우' SM그룹이 '고래' HMM을 삼킬 수 있을진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SM그룹, HMM 3대 주주로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HMM은 지난 20일 SM그룹이 2699만7916주를 매입해 지분 5.52%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SM그룹은 HMM 주식 취득에 약 8430억원 가량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HMM 주식 매입엔 SM상선, 대한상선, 티케이케미칼, 우방 등 12개 계열사와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기원 우방 전무 등 특수관계인 7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HMM 주식을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SM상선이다. SM상선은 총 1647만7790주를 사들여 지분 3.37%를 취득했다. 매입 규모는 총 4851억원이다. 우오현 SM 그룹 회장도 381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128만7300주(0.26%)를 매입했다. 

SM그룹은 이번 주식 매입으로 신용보증기금(5.02%)을 제치고 HMM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산은(20.69%)과 해진공(19.96%)이 HMM의 1,2대 주주로 있다. 

SM그룹이 지분 3% 이상을 취득함에 따라 단독으로 소수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주주로서의 권한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권, 임시총회소집청구건, 주주총회, 주주제안, 회계장부 열람 등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 지분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나 민간 기업으로는 최대 지분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지분 취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 단순투자?

SM그룹은 'HMM 주식 취득이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MM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매각해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게 주목적이란 얘기다.

하지만 SM그룹의 HMM 주식 매입을 두고 인수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간 HMM의 새주인으로 현대차그룹, 포스코, CJ그룹 등이 거론돼왔지만 지분을 직접 매입해 실질적 움직임을 나선 건 SM그룹이 처음이다. HMM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이 HMM의 대주주가 된 이후, 민간기업이 5%이상 지분을 매입한 것은 SM그룹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은 과거부터 HMM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공시를 통해 공식화된 것일뿐 SM그룹은 이전부터 계열사 SM상선을 통해 HMM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M상선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총 9회에 걸쳐 HMM 주식을 매입했다. 한달에 최소 한번꼴로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전자공시스템엔 작년 11월 이후 기록만 기재돼있지만 SM상선은 그 이전부터 약 100만주 가량의 HMM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SM그룹이 그간 해운사를 인수해온 이력도 눈에 띈다.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본격 진출했다. 2016년엔 벌크 전용선사인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도 품었다. 같은해 말 한진해운의 미주노선과 자산을 인수해 설립한 곳이 현재의 SM상선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던 대한해운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를 시킨 이력이 있다"며 "이후 삼선로직스를 인수해 해운업의 발을 더 넓힌 것을 보면 HMM의 주식 취득이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금력엔 의문부호

/사진=HMM 제공

하지만 SM그룹이 HMM 인수에 나서기엔 무리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SM그룹이 HMM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갖췄냐는게 가장 큰 이유다. 그간 HMM의 인수 후보군에 현대차그룹, 포스코 등이 거론됐던 이유도 풍부한 자금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결과 자료에 따르면 SM그룹의 자산은 13조7000억원으로 재계순위 34위를 기록했다. 반면 HMM은 자산 17조8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25위를 기록했다. SM그룹의 81개 계열사를 합쳐도 HMM 하나의 자산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다. 

SM상선의 지난해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 자산, 공정가치금융자산 포함)은 5059억원이다. 그룹 내 HMM 주식을 두번째로 많이 보유한 대한상선은 348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HMM 인수를 위해 필요한 대금으로 최소 10조원을 추산 중이다.  

HMM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HMM에서도 SM그룹의 지분 취득이 어떤 의도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SM그룹이 HMM을 인수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이 갖췄느냐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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