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사물배터리 'BoT' 시대 올까

  • 2022.09.03(토) 09:15

[테크따라잡기]
모든 사물 동력원으로 '배터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얼마 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를 취재차 방문했는데요. 아침부터 밤까지 거리에 사람이 없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훌쩍 넘고 그나마 시원한 기온이 30도일 정도로 무더운 날씨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실내 아니면 자동차 안에만 있는 것 같았어요.

렌트카를 이용하지 않은 제가 이동을 위해 주로 사용한 수단은 전동 킥보드였어요. 자전거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도로 인프라가 잘 구축된데다 양보운전이 기본인 덕에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면서도 편리하고 시원하게 이동할 수 있었죠.

여기서 주목할 대목 중 하나가 전동 킥보드는 배터리로 달린다는 점인데요. 배터리가 있기에 공간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모든 사물에 배터리가 동력원으로 활용돼 배터리가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 되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 BoT(Battery of Things·사물배터리)라고 하는데요.

작은 이어폰부터 헤어 드라이어뿐 아니라 제가 이용한 전동 킥보드, 스마트폰, 전기차 등 사람이 이용하는 모든 사물에 배터리가 동력원으로 활용되는 것이죠. 이런 사물들은 배터리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바꿔왔죠. 우리 곁에서 점점 숫자가 줄어드는 기기들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공중전화 박스죠. 배터리를 장착한 휴대전화기가 등장하면서 공중전화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노트북PC가 등장한 이후 사용할 일이 줄어드는 데스크톱PC도 마찬가지죠.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는 어떨까요. 최근에는 피닉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머물고 있는데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에 가보니 축구장보다 큰 규모의 거대한 주차장이 전기차로 가득한 진풍경을 목격했습니다. 

테슬라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프리몬트 공장./사진=김동훈 기자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삶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그래서 전기차는 혁신의 상징이기도 하죠.

경제적 관점에서도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독일, 일본, 한국 브랜드 완성차의 득세로 입지가 점점 줄어든 미국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전기차 테슬라잖아요. 즉 미국 정부가 친환경을 이유로 전기차를 지지하는 정책을 펴는 배경에는 자국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장소를 기준으로 Bot를 구분해보면 가정과 이동, 여가로 나눌 수 있다고 하네요. 청소기, 전동공구 따위가 가정에 해당하고요. 이동 측면은 전기차,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이 해당하겠죠. 여가 측면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드론 등도 해당하겠네요.

배터리는 이처럼 우리 삶 곳곳을 바꾸고 있지만, 한편으론 전기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에는 해당하지 않는 트렌드일 수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는 콩고에서 주로 채굴되는데요. 콩고에선 전기차 이용은 언감생심이죠. 빈부에 따른 배터리 이용 격차도 존재하겠죠.

배터리가 이끄는 변화 속에서 이런 이면들도 함께 본다면, 배터리가 사물과 함께 있듯 우리 삶의 변화 또한 '함께'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