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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튀네' 사전계약 신기록 세운 아이오닉6 타보니

  • 2022.09.22(목) 08:00

[차알못시승기]
화려한 외관에 넉넉한 실내 공간까지
공차중량 2톤 넘지만 제로백 5.1초…승차감도 굿

현대차 첫 세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확 튄다는 걸 단번에 느낄 거다"

아이오닉6를 디자인한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부사장)의 자평이다. 지난 7월 부산모터쇼 행사장 밖에서 이 부사장을 만났을 때 한줄평을 묻자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사전계약에서 첫날에만 3만7746대를 기록, 종전 최고 기록(아이오닉5 2만3760대)을 갈아치웠다. 최저 트림 가격(5200만원)으로 단순 계산해도 잠정 매출이 1조9600억원을 넘은 셈이다. 9월초부터 차량 인도가 시작됐다고 하니 잠정 매출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0일 현대차가 실시한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아이오닉6를 직접 주행해 봤다. 시승 구간은 스타필드 하남을 출발해 가평을 찍고 돌아오는 약 116km. 이 거리 동안 아이오닉6는 외모만큼이나 날렵한 주행능력을 보였다. 넉넉지 못한 트렁크 공간, 방지턱을 넘을 때 느껴지는 충격은 다소 아쉬웠다.

확 튀는 외관에 가려진 실내 장점

/영상=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시승장에서 마주한 아이오닉6의 첫 인상은 날렵했다. 헤드라이트 부분은 날카로운 이미지다. 일(一)자 형태의 아이오닉5와 달리 아이오닉6 헤드라이트는 위로 솟은 형태다.

날카로운 눈매와 달리 아이오닉6의 전체적 외관은 유려한 유선형이다. 현대차는 새롭게 디자인한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를 아이오닉6에 처음 입혔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이 디자인을 통해 전비를 향상시켰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건 차의 실내였다. 외관이 워낙 튀다 보니 실내의 장점이 묻힌 듯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다.

무엇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 외관을 살폈을 때 차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실내가 다소 좁겠다 싶었지만 예상과 달리 내부 공간이 넉넉했다. 특히 1열, 2열의 레그룸(다리가 놓이는 공간)이 넓어 편했다. 

제원상 비교해도 그렇다. 차의 몸집을 가늠할 수 있는 아이오닉6 전장은 4635mm로 제네시스 G70(4685mm)에 비해 크기가 작다. 하지만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아이오닉6의 축거(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950mm로 G70(2835mm) 대비 115mm 길다. 

가장 눈에 뜨는 것은 도어트림이다. 보통 차의 도어트림엔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 버튼이 탑재돼 있다. 이에 반해 아이오닉6 창문 개폐 버튼은 운전자 기준 오른쪽에 위치한 콘솔박스에 탑재돼 있다. 버튼을 과감히 없앤 도어트림 자리엔 곡선형 디자인이 공백을 채웠다. 

아이오닉6의 창문 개폐 버튼은 운전자 기준 오른쪽에 위치한 콘솔박스에 탑재돼있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아이오닉6의 디지털미러룸도 이전보다 자연스러웠다. 아이오닉5의 디지털미러 디스플레이는 다소 돌출된 형태로 장착돼 아이패드 미니를 차 문 옆에 붙인 느낌이었다.

이에 반해 아이오닉6는 이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더 집어넣어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과 조화를 이뤘다. 운전 중 고개를 크게 돌리지 않아도 돼 주행에 도움이 될 듯싶었다. 

아이오닉6의 디지털 미러 디스플레이(왼쪽 사진)는 아이오닉5 디지털 미러 디스플레이(오른쪽 사진)에 비해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사진=(왼쪽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오른쪽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차의 변속기는 아이오닉5처럼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편에 위치시켰다. 파킹(P) 모드로 전환할 땐 가운데 위치한 버튼을 누르고 주행(D), 중립(N), 후진(R) 기어는 돌려 변환하는 식이다. 

승차감·제동력 만족감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전원) 버튼을 눌렀다. 전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화면 불빛이 밝게 들어온 것을 보고 차에 전원이 켜졌음을 알아챘다. 전원이 켜져도 전기차답게 실내는 고요했다.

이날 시승한 아이오닉6는 롱레인지 4륜 모델이었다. 차의 공차 중량은 2055kg. 아이오닉6 트림 중 가장 무겁고 몇 체급 위인 제네시스 G90과 견줘도 30kg가량 더 무겁다. 바퀴 4개에 동력을 전달하는 모터가 앞뒤에 장착된 영향이다. 

차의 무게가 2톤(t)이 넘음에도 엑셀을 밟자 차는 쏜살같이 앞으로 달렸다. 직접 확인해 보진 못 했지만,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5.1초다. 빠른 속도를 잡아줄 브레이크 제동력 역시 우수했다.

풍절음도 잘 잡았다. 엔진 소음이 없는 전기차는 실내가 정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꾸로 주변음이 크게 들리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주행할 때 맞바람으로 발생하는 소음인 풍절음이 대표적이다. 

아이오닉6는 고속도로 최고 속도인 시속 110km에 맞춰 주행해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소리가 갇혀 울리는 터널에선 주변음이 비교적 크게 들리긴 했지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승차감 역시 만족스러웠다. 특히 부드러운 스티어링휠 감도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시승 코스엔 산길도 포함된 터라 코너 구간이 많았는데 부드러운 스티어링 휠이 주행의 안정감을 더해줬다. 

다만 아쉬움도 있었다. 과속방지턱을 지나갈 때 위아래로 덜컥하는 강도가 비교적 강했다. 이날 시승한 차 가격이 6700만원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보완이 필요할 듯싶었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반환점에 도착해 트렁크를 열어봤다. 외관상으로만 봐도 공간이 넉넉해 보이지 않았다. 트렁크 공간은 401ℓ에 불과하다. 준준형 세단 아반떼 트렁크 공간(474ℓ)보다 작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고민해 볼 지점이다.

차의 앞부분인 보닛도 열어봤다. 내연기관차는 보닛 부분에 엔진이 장착돼있지만 전기차는 이 자리에 별도의 수납공간을 만들고 있다.

아이오닉6 보닛 부분의 수납 공간. 왼쪽은 4륜, 오른쪽은 2륜 모델이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트렁크와 마찬가지로 보닛의 수납 공간 역시 아쉬웠다. 4륜 모델의 경우 신발이 두켤레 정도 들어갈 수준이다. 다만 2륜 모델은 그 공간이 1.5배는 깊고 넓어 백팩이 들어갈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4륜 모델은 모터가 앞에도 장착돼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2륜보다 보닛 공간이 좁다"고 설명했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니 디지털 계기판엔 전비 5.7km/kWH가 찍혔다. 이는 정부가 인증한 복합연비(4.8km/kWH)보다 높은 효율이다. 이날 시승한 롱레인지 모델엔 77.4kWh 배터리가 탑재됐으니, 완전충전시 1회 주행거리가 약 440km쯤 되는 셈이다.  

아이오닉6, 언제쯤 받을 수 있나

/사진=현대차 제공.

아이오닉6의 가격은 트림별로 최소 5200만~6135만원(개별소비세 3.5~5% 적용)이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차 가격은 약 4000만~5000만원 후반대로 내려간다.

그러나 구매할 돈이 있어도 차를 받기엔 꽤나 긴 시간이 걸릴 듯하다. 작년부터 지속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곤 있지만 그간 쌓인 다른 차종들의 생산 물량이 밀려있는 탓이다.

정확한 출고 시점이 궁금해 직접 물어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계약된 차량 일부는 인도가 시작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는데다 다른 차종들의 생산 물량도 밀려있어 인도 시점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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