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주요 계열사에 대한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총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표이사 맞교체도 이뤄졌다.
이번 인사는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문성을 갖춘 임원진을 필두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향후 진행될 후속 임원 인사 역시 큰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은 '맞교체'·건설기계는 '시너지'
현대중공업그룹은 2일 올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우선 조선 부문에서 사장단 2명이 교체됐다. 김형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에는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조선사 간 대표이사를 맞교체하는 셈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인 김 대표이사는 2017년 현대중공업 설계부문장, 기술본부장을 거쳐 2020년 5월부터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를 지냈다. 조선업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상호중공업을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신 대표이사는 2012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상무, 2015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전무를 지냈다. 그 이듬해엔 본부 부사장직을 수행한 뒤, 2018년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선 부문의 인사 단행에 대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대표이사가 서로 자리를 옮긴 것은 양사의 장점은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 기회로 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기계 부문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이동욱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제뉴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현대제뉴인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거느린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다. 이 사장은 기존 조영철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현대제뉴인을 이끌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동욱 사장은 건설기계 기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건설기계 사업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개발 총괄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철곤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최 사장은 볼보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장 혁신을 직접 수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건설기계의 스마트공정 전환을 이끌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건설기계 부문의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 인수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의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양사의 기술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화 보단 안정
이번 현대중공업그룹의 임원 인사를 종합해보면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이번 임원 인사는 모두 같은 사업 부문 내에서만 이뤄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 간 임원 이동을 통해 변화를 종종 줘왔다. 현재 현대로보틱스를 이끌고 있는 강철호 대표이사가 대표적이다. 강 대표이사는 2017년 태양광 모듈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21년 로봇 사업 부문인 현대로보틱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과거 계열사 간 임원 이동을 통해 변화를 주기 위한 인사가 종종 있어왔다"며 "이번 인사는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3대 사업 축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후속 임원 인사 역시 이번 사장단 인사와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