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그동안 '수입차의 무덤'으로 평가받았던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지난 2월 일본에 12년만에 재진출한 이후 거둔 성과인 만큼 의미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2022-2023'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 자동차 역사상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올해의 차는 1980년 창설됐다. 매년 일본에서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심사위원의 투표를 거쳐 '베스트 10카'를 선별한다. 이후 시승 평가와 결선 투표를 통해 각 부문별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아이오닉 5는 함께 베스트 10에 오른 BMW iX,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르노 아르카나 등을 제쳤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는 아이오닉 5에 대해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역동적인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특히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바꾸는 기능도 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의 무덤'으로 통한다. 일본 자국 브랜드가 워낙 강세인데다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수입차들이 고전하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5년 이내에 연 3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실패했다. 결국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절치부심하던 현대차는 지난 2월 12년만에 다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기차 '넥소'를 앞세웠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아직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혀서다.
현대차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판매는 물론 물론 일본 MK택시에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하는 등 일본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 무주공산으로 평가받는 일본 전기차 시장에 아이오닉5가 안착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번 일본 올해의 수입차 수상도 현대차의 일본 전략이 일정 부분 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상무)은 "아이오닉 5 판매개시 이후 일본 소비자의 많은 관심 속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일본 시장에서 진정성 있고 겸허한 자세로 모빌리티의 미래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