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네오이뮨텍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와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 치료제 연구개발 협력을 맺었다. NIAID의 ARS 치료제 연구에 네오이뮨텍이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에서 확보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네오이뮨텍은 3일 기업 설명회에서 NIAID와 ARS 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1차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RS는 고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후 즉각적으로 구역, 구토, 두통, 장기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 계약은 방사선 핵무기 대응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핵전쟁 등 공중 보건 위기 상항을 대비해 ARS 치료제를 국가 전략 물자로 비축한다. NIAID의 경우 ARS 치료제 등을 개발하기 위해 유망 바이오 기업의 후보물질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네오이뮨텍은 NIAID에 자체 개발 신약 후보물질 'NT-I7'을 공급한다. NT-I7은 면역세포인 T세포를 증폭시켜 암세포 제거를 돕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이후 NIAID와 생물의약품 첨단 연구개발국(BARDA)이 각각 설치류 시험과 영장류 시험을 통해 T세포 증폭 결과를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BARDA·미국 국방부·미국 보건복지부가 국가 전략 물자 납품 계약을 맺어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날 발표를 맡은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는 "대형제약사에 기술수출(L/O)을 하는 계약처럼 바로 계약금이 들어오진 않지만 최종 수요자인 미국 정부와 계약한 만큼 전임상(동물실험) 결과만 나오면 바로 납품이 가능하다"면서 "L/O에 준하는 매우 중요한 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선 전임상에 드는 기간이나 납품 계약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앞서 미국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암젠의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엔플레이트'를 ARS 치료제로 구매하는 계약을 2억9000만달러(약 3700억원) 규모로 체결한 바 있다. 양 대표는 "전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얻는다면 납품 계약 규모는 엔플레이트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네오이뮨텍은 ARS 치료제 상업화로 확보한 자금을 면역항암제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회사는 △교모세포종·뇌암 △대장암 △췌장암 등의 적응증을 우선순위에 두고 NT-I7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NT-I7 여러 단독 빛 병용 요법 임상에서 T세포 증가와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진행해 가속승인 또는 임상3상 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NT-I7이 ARS 치료제로 첫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도 쾌거지만 미국 국가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후보물질의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항암 분야에서 NT-I7 허가를 받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