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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 쏟아질까…제약바이오 3Q도 '훨훨'

  • 2022.11.11(금) 07:20

삼바로직스, 3분기 누적 매출 '2조원' 돌파
자체 개발 신약 업고 제약사도 호실적 기록
코로나 수혜 기업 '주춤'…"신성장 동력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 3분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부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품 판매 증가와 환율 상승 효과 등으로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등 전통 제약사도 3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가볍게 넘겼다. 자체 개발 신약과 개량신약 등이 견조하게 성장하면서 전통 제약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백신 생산·유통 기업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3분기 삼바로직스·셀트리온 '날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14곳 중 11곳이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이들 기업 중 9곳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반면, 녹십자와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줄었다. 또 유한양행과 일동제약이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누적 매출로만 1조원을 넘긴 제약바이오 기업도 5곳에 달했다. 셀트리온,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등이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역시 올해 연 매출 2조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3분기 누적 매출 9000억원을 넘기며 연 매출 '1조 클럽'에 가뿐히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730억원,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이상 성장했다. 누적 매출은 2조358억원으로, 2020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별도 기준으로도 누적 매출 1조 6896억원, 영업이익 6595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판매량 및 위탁개발(CDO) 등이 증가한 데다 환율 상승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2·3공장 공장 가동률은 풀(full) 가동에 가까웠다. 지난달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4공장의 부분 가동을 시작,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4공장의 감가상각비가 일부 반영되면서 4분기 비용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98억원, 779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0.5%,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술료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셀트리온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456억원, 영업이익 213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28% 증가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한 덕분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4%에 달했다. 3분기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도 전년보다 10.5%p 상승한 32%였다.

특히 램시마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4~5시간 맞아야 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을 이용하면 환자가 집에서 5분 내로 스스로 주사할 수 있다. 셀트리온 측은 "램시마SC가 독일에서 27%, 프랑스에서 16%의 점유율을 보였다"며 "램시마SC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선 신약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더 큰 시장 침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램시마SC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전통 제약사 '뛰고' 코로나 수혜 기업 '주춤'

전통 제약사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의 성장세도 도드라졌다. 대웅제약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331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 늘어난 301억원이었다.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매출 확대가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나보타의 3분기 매출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억원)보다 93% 늘었다. 여기에 지난 7월 국산 신약 34호로 허가받은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도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펙수클루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원외처방액 45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자체 개발 복합신약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미약품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421억원, 영업이익은 46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26.9%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아모잘탄패밀리, 로수젯, 에소메졸패밀리 등 개량·복합신약의 고른 성장과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폭발적 성장이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3분기 누적 처방액 10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개발 의약품이 3분기 만에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로수젯이 처음이다. 3분기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은 930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이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면,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 등은 부진했다. 3분기 연결기준 유한양행의 매출은 전년보다 4% 줄어든 4315억원이었다. 영업손실은 4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유한양행이 연결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원료의약품 담당 자회사 유한화학의 매출이 대폭 감소했고 자회사 유한건강생활의 광고비 지출이 증가한 점이 실적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내년 글로벌 파트너사 길리어드사이언스로부터 받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500만달러(약 70억원)가 인식되면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매출 증가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녹십자는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탓에 3분기 실적이 악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911억원원으로, 전년(2208억원)보다 59%가량 감소했다. 지난 2분기(1383억원)와 비교해도 34% 줄었다.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보다 79%나 쪼그라들었다. 녹십자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32% 줄어든 488억원이었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백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내년 코로나19 백신 생산·유통 계약이 불확실한 만큼 두 기업 모두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분기 전망 '맑음'…"R&D 투자 확대 중요"

제약바이오 업계의 4분기 전망은 밝다.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필수소비재인 의약품과 의약품 생산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신약을 발판 삼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수출 비중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보툴리눔톡신, CMO 기업 등이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지난 2년간 코로나19 수혜를 봤던 기업이 발 빠르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진단·백신·치료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정부 역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할 가능성이 높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분간 실적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고 CMO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코로나19로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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