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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기술력' GI이노베이션…바이오 IPO 부진 끊을까

  • 2023.02.01(수) 07:00

지난달 30일 코스닥 상장 증권신고서 제출
자체 플랫폼 기반 '복합' 면역항암제 강점
오는 27~28일 청약 후 3월 중 상장 예정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차세대 면역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회사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리즈A에서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단계까지 약 25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위축된 바이오 투자심리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고려해 몸값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췄다.

전임상 단계서 2조 이상 기술수출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오는 3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장명호 의장이 설립한 차세대 면역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이다. 그는 오사카 대학에서 면역학 박사 학위 취득 후 기초과학연구원(IBS), 제넥신 등을 거친 인물로, 면역학 분야의 권위자 꼽힌다. 현재 신약 개발 임상전략 총괄(CSO)을 맡고 있다.

사내이사로 있는 남수연 해외사업 총괄 사장 역시 글로벌 제약사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유한양행 등에서 신약 개발 전략 및 임상 등을 담당한 임상 전략 사업개발 전문가다. 유한양행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는 현재 박사급 20명, 석사급 33명 등 총 63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GI-SMART' 플랫폼이다. 이중 융합 단백질을 발굴하고 생산하는 기술이다. 융합 단백질은 두 개 이상의 단백질 유전자를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재조합 단백질이다. GI-SMART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중 융합 단백질의 생산 비용과 기간을 보통 임상시험수탁(CRO)보다 50%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를 이용해 △면역항암제 'GI-101'과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을 개발 중이다. GI-101은 복합적인 면역활성 효과를 내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면역 체계의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면역관문 단백질(CTLA-4)의 작용은 막고, 암세포를 공격·파괴하는 면역세포(T세포 및 NK세포)는 활성화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내는 점이 특징이다.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머크(MSD)나 아스트라제네카(AZ)의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GI-301은 지속형 단백질 기반 알레르기 치료제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 기존 알레르기치료제보다 안전성을 높인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두 후보물질 모두 전임상 단계에서 각각 중국 심시어와 국내 제약사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한 저력이 있다. 계약 규모는 GI-101이 약 9500억원(선급금 70억원), GI-301이 약 1조4090억원(선급금 2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 바이오텍으로선 드물게 매출도 내고 있다. 2020년 110억, 2021년 56억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는 전임상 또는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하는 수익 모델을 지속해서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몸값 낮춰 코스닥 입상 추진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기술특례상장은 코스닥 상장 요건 중 재무 항목을 면제받는 대신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를 받아 상장하도록 돕는 제도다. 당초 회사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예상 기업의 기술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유니콘특례 방식으로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바이오 투심 악화 등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을 고려해 상장 트랙을 변경했다. 회사는 기술성장특례 요건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기술보증기금과 SCI평가정보으로부터 각각 A등급과 BBB등급을 받았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6000~2만1000원이다. 2024년과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각각 926억원, 472억원으로 잡고 연 할인율 30%를 적용해 현재가치를 381억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GC녹십자를 비교 대상 회사로 선정한 뒤 이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 22.36배를 적용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2020년 이후 기술평가특례나 성장성 추천 제도로 상장한 기업(기술성장 기업)의 평균 연 할인율이 22%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할인율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경기 침체와 위축된 바이오 투자심리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 공모가격 기준으로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3521억~4621억원이다. 앞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유니콘특례 상장을 추진했던 지난 2021년 프리IPO 당시 7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로, 100% 신주 모집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320억~42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조달한 자금은 GI-101을 포함한 주요 후보물질의 임상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오는 21일과 2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청약을 거쳐 3월 중 상장하는 게 목표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하나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당사가 계획한 장기적인 연구개발 로드맵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GI-101, GI-301의 임상 외에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공모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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