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중국 리오프닝에 달렸다…석화업계 '상저하고' 기대

  • 2023.02.17(금) 16:14

작년 석유화학 영업익 77% 급감
전방업체 재고 상태 변수로 남아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암흑기를 보냈다. 고유가 흐름이 이어졌고, 인플레이션 탓에 전방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1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탓에 하락 폭은 더 크게 느껴졌다.

올해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큰 손'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회복하기 시작해서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전방 산업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되는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7% 급감한 영업익

17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지난해 석유화학 빅4(LG화학,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은 2조529억원이었다. 전년(9조712억원)대비 약 77.4% 급감한 수준이다.

석유화학 빅4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4분기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들 4사의 석유화학 사업 부문은 영업손실 4157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면 석유화학 사업에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석유화학 사업은 각 회사의 '캐시카우'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2021년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회용품, 위생용품 수요가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유가 흐름이 지속된 것이 원인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나프타(Naphtha·납사)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이 탓에 유가가 높으면 투입 비용이 높아진다. 반면 경기 침체로 전방 사업인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감소했다. 수요가 줄자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가격은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원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생산품 가격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석유화학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4분기 평균 181달러였다. 보통 업계에서는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삼는다. 이 기간 석유화학 업체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봤던 셈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은 고유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스프레드가 낮은 상황이 이어졌다"며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와 인플레이션 등 수요 위축 요인들까지 발생하면서 어려운 업황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상저하고'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도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전방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석유화학 사업도 반등의 여지가 생겼다. 

변기대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석유화학 시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오는 3월 전후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좀 더 빠른 시황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석유화학 산업은 수요 개선 기대감으로 악화될 여지보다 개선될 여지가 큰 상황"이라며 "향후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섬유 등 전방 산업에서의 수요 회복, 공장가동률 상승 등이 나타날 경우 추가적인 회복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업황 개선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수요가 꽉 막혔던 탓에 아직 전방 사업 재고가 남아있어서다.

전체적인 공급량이 늘어난 점도 개선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다. 중국 석유 화학 업체들의 설비 증설로 에틸렌 등 범용성 석유화학 제품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서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리오프닝하면서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쌓여있다 보니 업황 개선이 체감되고 있지는 않다"며 "최소 올해 하반기는 돼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