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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위치 알려주던 앱, 알고보니 디지털의료 첨병

  • 2023.03.21(화) 15:44

창간10주년기획 [DX인사이트]
굿닥, 빅데이터·AI·초연결 담은 '헬스케어 플랫폼'
임진석 대표 "비대면 진료로 사회적 이익 키워야"

정확히 3년 전 코로나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었다. 지금은 약국이나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엔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게 마스크였다. 사람들이 약국 앞에 장사진을 쳤고 그나마 재고가 동나 허탕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당시 실시간으로 약국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줘 국민들에게 도움을 준 앱이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이다. 하루 최대 127만명이 앱을 이용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 마스크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해당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지만 굿닥은 △비대면 진료 △병원 진료예약 △클리닉마켓(비급여 진료항목 가격 정보) 등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의료·헬스케어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한 대표 사례다. 임진석 굿닥 대표를 만나 헬스케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앱으로 병원 예약, 진료, 처방 등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 중인 임진석 굿닥 대표. /사진=권미란 기자 rani@

빅데이터 토대로 맞춤정보 제공

굿닥은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초연결 네트워크를 모두 담고 있다. 마스크 재고 현황 서비스는 정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활용해 개발했다. 

임 대표는 "정부가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판매현황을 알 수 있는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면서 "이 정보를 활용해 마스크 재고 파악 서비스를 개발했고 많은 사람이 기다림 없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굿닥 서비스의 기반인 병원과 약국 위치, 운영시간 등 정보도 정부 데이터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클리닉 마켓' 코너를 통해 임플란트 같은 치과치료부터 도수치료, 라식·라섹, 탈모, 미용시술 등 비용 편차가 큰 비급여 진료항목의 병원별 가격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돕고 있다. 

앱으로 예약·진료·처방 '원스톱'

전국 5500개 병원과 가맹을 맺고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병원 예약을 통해 방문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고르고 증상과 진료 내용을 작성하면 기다림 없이 해당 날짜와 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비대면 진료는 증상을 선택하면 가장 가까운 병원과 실시간 연결된다. 진료상담이 끝나면 의사 처방에 따른 약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

임 대표는 "코로나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발 빠르게 서비스를 오픈했고 지난해 굿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서비스였다"며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병원 진료예약 서비스 이용률이 높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는 심야나 주말 등 의료서비스의 공백이 있는 시간대에 유용한 서비스다. 도서산간 주민들은 물론 병원에 다녀올 짬을 내기 어려운 워킹맘·직장인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코로나 국면으로 지난 3년간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환자들의 의료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비대면 진료 대상을 재진 환자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모처럼 찾아온 의료분야의 디지털전환 기회가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병원을 가기 어려운 환자를 위해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는 것인데, 정부와 국회 안대로면 비대면 진료를 받으려면 먼저 병원을 다녀와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격의료 플랫폼업계는 '재진'만 허용한 비대면 진료는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임 대표는 "재진 환자만으로 국한하면 배탈이나 소화불량처럼 가벼운 질병은 오히려 비대면 진료혜택을 보지 못할 수 있다"며 "초진 환자에게도 비대면진료를 허용해 환자와 병원뿐 아니라 사회적 이익이 커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답변도 '척척'

의료분야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굿닥도 마찬가지다. 최근 챗GPT를 활용한 '건강 AI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 의료 플랫폼 중 인공지능을 접목한 건 굿닥이 처음이다. 

임 대표는 "챗봇을 통해 건강상태나 미용시술 정보 등에 대한 질문을 하면 AI가 수초 내 적절한 답변을 한다"면서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 질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진료과목으로 바로 연결해 진료예약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도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에도 공을 들였다"고 했다. 

건강 AI챗봇에서 건강정보를 질문하면 답변과 함께 바로 병원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실제로 건강 AI챗봇에 "아이가 열이 나요"라고 써보니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같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해열제를 알려주면서도 라벨에 적힌 권장용량을 반드시 따를 것을 당부했다. 또 열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의료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바로 가까운 소아과에 진료예약을 할 수 있는 창이 뜬다. 일반 챗봇과 가장 큰 차이는 건강상담 내용을 토대로 진료항목을 분석하고 이용자의 위치를 토대로 병원 예약 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헬스케어 플랫폼 더 키워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1525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5088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8%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세부 분야로는 △모바일헬스 57% △디지털 보건의료 시스템 29% △보건의료분석학 110% △원격의료 4%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세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 차원에서 헬스케어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는 헬스케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범용성보다 특수성에 대한 우려가 너무 크다"면서 "의료분야는 지역성을 무시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없고 비대면 진료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우려만큼 문제가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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