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신약개발 기업 셀리버리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5만명의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3일 셀리버리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셀리버리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장폐지에 대한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4월13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폐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주식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69억원으로 전년도(280억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커졌고 당기순손실도 75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을 까먹는 부분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유동부채는 551억원으로 유동자산을 256억원 초과했다. 오는 10월 전환사채 350억원(액면가액)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기간이 도래하는데 현금성자산은 146억원에 그쳐 유동성 대응능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별도기준 재무제표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매출액은 14억원인데 영업손실이 386억에 달했다. 당기순손실은 875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주식 289억원을 전액 손상처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셀리버리의 자본총계는 -4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셀리버리는 24일 회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 제기와 함께 △대표이사의 전재산 출연 △자회사 매각 및 유·무형 자산 매각 △신속한 라이선스아웃(L/O) 계약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대웅 대표는 "자회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를 창업 투자하면서 초기에 과도한 비용이 투입돼 모회사 셀리버리의 자금상황에 영향을 주게끔 한 책임이 제게 있다"면서 "창업 후 어느 정도의 투자는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결과적으로 과도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저의 모든 개인자산을 회사에 사재출연하고 자회사 및 모든 유무형 자산을 조기에 매각한다"고 했다. 셀리버리는 이날 조 대표가 사재 20억원을 회사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국면이다.
우선 매각대상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성적이 신통치않다. 셀리버리는 리빙앤헬스에 2021년 유상증자로 140억원을 쏟아부은데 이어 지난해 장기대여금으로 168억원을 투입했지만 리빙앤헬스는 지난해 3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이 신약기술이나 후보물질이 아닌 화장품, 물티슈 등 생활용품이라 매각이 성사될지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임시 자구책을 내놓은 것 같다"며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인 데다 수익성이 좋지 않은 화장품, 생활용품 기업을 인수하려는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설립된 회사다. 201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21년 아진크린(現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을 인수했다. 지난해 말 현재 조 대표가 셀리버리 지분 13.4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소액주주 5만911명이 지분 77.89%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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