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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 내놓은 KG모빌리티…투자규모는 "글쎄"

  • 2023.04.04(화) 14:07

"전기차 중심 신차, 소프트웨어 강화"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미공개

최근 쌍용자동차에서 사명을 바꾼 KG모빌리티가 재도약을 위한 비전 로드맵을 공개했다. 최근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흐름에 맞춰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자율주행차 △AI 기술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 등 세부적인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법정관리가 끝난 KG모빌리티는 현재 재무적으로 금융부채가 제로(0)인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는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으며 투자 규모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빈 시장 공략하겠다"

KG모빌리티는 4일 경기 고양 킨텍스(KINTEX)에서 ''비전 테크 데이'(Vision Tech Day)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 정용원 대표이사, 선목래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곽 회장은 그동안 쌍용차가 부진했던 원인부터 언급했다. 쌍용차가 어려움에 빠진 직접적인 원인은 구체적으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과거 경영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의 능력이 떨어지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과거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여러 가지 환경적인 여건이나 리더십 부재가 현재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이날 KG모빌리티가 공개한 비전 전략은 크게 신차 출시와 같은 '하드웨어' 전략과 SDV, 자율주행, AI 등의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나뉜다.

우선 전기차 중심의 신차를 출시해 하드웨어적 역량 강화에 나선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토레스 EVX 출시를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중형 전기 픽업(O100), 대형 전기 SUV(F100), 준준형 전기 SUV(KR10) 등 총 4종의 신규 전동화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확보 전략으로는 리튬 인산철, 리튬 이온 삼원계 배터리셀을 확보한 후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까지 다양한 라인업의 배터리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세계 유수의 배터리 공급 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SDV, 자율주행차, AI 기술 개발 등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레벨 4수준의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발한 후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과감한 연구 개발을 통해 기존 완성차 업체와의 간격을 좁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정재욱 KG모빌리티 전자통합개발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 생활을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SDV도 향후 자동차 산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KG모빌리티도 이를 위해 OS 및 고성능 제어기를 개발하고 자동차 전용 고속 통신 등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는 빈틈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주목하는 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중동, 남미 등 시장부터 공략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KG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상황이다. 

곽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미국이나 이런 대국에서 시작됐지만 아프리카, 남미 이런 국가도 자동차는 필요하다"며 "KG모빌리티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게 파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시장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G모빌리티의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우리가 자체 개발한 차가 더 잘 팔릴 수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계획"이라면서 "방법에 대해서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규모는 안 밝혀

KG모빌리티는 이날 비전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선 KG모빌리티 역시 신차 개발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선 조(兆) 단위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DV,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등에는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수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R&D 분야에만 4조원을 투자한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후발 주자인 KG모빌리티가 다른 완성차 업체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투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지만 이에 대해 곽 회장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법정관리 체제를 졸업하면서 KG모빌리티의 재무체력이 올라온 만큼 투자금 확보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 곽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법정관리체제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KG모빌리티의 부채비율이 다른 완성차업체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다"며 "그렇게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를 했을 때는 (투자에 따른) 이익이 얼마나 발생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투자금액 자체라기 보다는 투자했을 때 얼마만큼 회수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만큼 투자금 규모는 현재로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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