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 소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기차 보급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자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필요성이 커져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월 삼성SDI에 이어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늘어난 수주량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력 확대에 나섰다.
LG엔솔-포스코퓨처엠, 굳건한 동맹전선
26일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과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7년이다. 총 수주 금액은 30조2595억으로 연평균 공급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조3000억원이다. 지난 1월 체결한 삼성SDI와의 10년간 40조원의 연간 공급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퓨처엠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할 제품은 전기차 고성능화에 필요한 배터리 핵심소재인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을 함께 사용해 안정성과 출력을 보완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니켈 비중을 높일 경우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높이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포스코퓨처엠에 수주한 금액은 52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과 2020년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2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로부터도 약 22조원의 양극재를 수주했다. 올해 초엔 삼성SDI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양극재 수주금액을 92조원까지 늘렸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소재사업 성장은 사업 초기부터 이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포스코퓨처엠의 원료 경쟁력, 품질 기술, 안정적인 양산능력 등 고객을 위한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양·음극재, 전구체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수요도 급증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덕분에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IRA에 따르면 양·음극재는 배터리 핵심 광물로 규정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또는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해야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미국과 FTA를 체결해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급증한 배터리 소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섰다. 이 회사는 현재 광양공장 9만t(톤), 구미공장 1만t, 중국 저장성 절강포화 공장 5000t 등 총 10만5000t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4일엔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총 6148억원을 투자해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연산 4만6000t(톤) 규모의 하이니켈 NCMA 양극재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해외 생산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 퀘백에 연산 3만t 규모의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또 화유코발트와도 중국 저장성에 연산 3만t 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까지 계획된 생산 설비 증설이 모두 끝나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30년 61만t으로, 음극재는 32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IRA 세부 규정에 반드시 북미 지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조건이 사라지면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국내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면서 "IRA 요건을 총족하기 위해선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업체들로부터 배터리 소재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