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그랜저급 일본 국민차 토요타 '크라운' 타보니

  • 2023.06.11(일) 08:00

[차알못 시승기]
세련된 외관·안정적 주행력 인상적

토요타 크라운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정선=나은수 기자] "토요타는 보통 차를 소개할 때 최초, 최고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하지만 크라운은 이러한 타이틀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차다" 

토요타 관계자가 크라운을 소개하며 꺼낸 말이다. 그의 말처럼 크라운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 첫 미국 수출 모델이 바로 크라운이었다. 첫 모델 출시시점으로 보면 사람나이 칠순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국민차로 불릴 만큼 인기가 많다. "16번의 세대 변경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온 결과"라는 게 토요타 측 설명이다.

최근 토요타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한 크라운을 시승했다. 시승 구간은 강원도 정선을 출발해 강릉을 찍고 돌아오는 약 140여km다. 출발지에서 경유지까지는 2.5 하이브리드 모델을, 경유지에서 도착지로 돌아올 때는 2.4리터 듀얼 부스터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안정적 주행 능력이 인상적이었지만 실내 공간감은 아쉬움을 남겼다.  

세련된 외관 아쉬운 실내

외관은 세련됨이 물씬 묻어났다. 이전 모델의 뭉툭한 전면부 모습은 없었다. 수평으로 이어진 주간주행등(DRL)이 날카롭게 연출돼 차체 이미지가 젊어진 느낌이다. 국내 출시하는 크라운은 '2.5리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등 총 2가지 모델로 외관상 차이는 없다. 

토요타 관계자는 "보닛 부분에 새롭게 왕관(크라운) 엠블럼을 디자인했고 전면부는 망치 머리를 형상화했다"며 "유광 검정으로 마감된 그릴을 통해 전체적인 인상을 강렬하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몸집이 큰 편은 아니다. 크라운의 전장은 4980mm, 전폭은 1840mm, 전고는 1540mm다. 국내에서 경쟁 차종으로 불리는 그랜저(5035mmX1880mmX1460mm)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아담한 크기다. 차체 크기만 두고 보면 오히려 쏘나타(4910mmX1860mmX1445mm)와 비슷한 크기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차의 실내는 다소 아쉬웠다. 특히 준대형급이라고 하기엔 뒷좌석 공간감이 넉넉하지 못했다. 이전 모델 대비 개선됐다곤 하지만 실내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역시 올드한 느낌이다. 12.3인치의 큰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덕분에 시인성은 좋았지만 터치감 면에선 약간의 개선이 필요할 듯 싶었다. 

크라운에 장착된 배터리는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다. 토요타가 자체 개발한 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니켈-메탈 배터리) 전기 저항을 줄여 높은 전류가 흐르도록 설계됐다. 높은 배터리 전류는 순간 가속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요타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 대비 부품 수가 감소했고 크기 역시 줄면서 배터리 무게가 경량화됐다"며 "대단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부품 효율화를 통한 연비 효율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안정 그 자체

/사진=토요타 제공.

실내에 대한 아쉬움은 탄탄하고 안정된 주행감이 채웠다. 토요타 브랜드의 가장 큰 장점인 군더더기 없는 주행감을 느끼기 충분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춘 운동선수 느낌이랄까. 다만 주행 중 노면의 거친 질감과 진동이 느껴졌는데 21인치의 큰 휠이 영향을 주는 듯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속도를 낼 때도 차체의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지금 이 차가 이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동승한 기자 역시 "워낙 차가 안정적이어서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굽이진 산길을 주행할 때도 차체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이는 구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해주는 E-Four 시스템 덕분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알아서 배분해 차체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방식이다. 전륜 2.5하이브리드 모델에는 E-Four 시스템이,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한층 더 개선된 E-Four Advanced 시스템이 적용됐다. 

토요타 관계자는 "구동 배분이 속도가 아닌 주행 환경에 맞춰 이뤄진다"며 "코너링을 할 떄나 빙판길 등을 주행할 때 후륜에 구동력을 크게 배분해주는데 최대 80%까지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한다"고 말했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2.5리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의 주행 퍼포먼스는 뚜렷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2.5리터 하이브리드는 보다 더 안정적인 주행감에 중점을 둔 반면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액티비티한 주행에 초점을 뒀다. 실제 주행 때도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능력이 월등히 앞섰다. 

주행 모드에서도 차이가 있다. 2.5리터 하이브리드의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 세개로 나뉘는 반면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에코 △컴포트 △커스텀 △노멀 △스포츠S △스포츠S+ 여섯개 모드를 지원한다. 개인적으로는 2.5하이브리드 모델의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주행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가격은 2.5리터 하이브리드는 5000만원대 중반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000만원 중반대다. 토요타 측이 공식적으로 수치를 밝히고 있진 않으나 현재 사전 계약이 600건 이상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수치를 밝힐 순 없으나 내부에서는 사전 계약 반응이 좋았다고 보는 중"이라며 "초기 사전 계약 물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계약하면 인도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