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코리아가 국내 미니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인공은 '알파드(ALPHARD)' 4세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포부다.
지난 20일 알파드를 마주했다. 멀리서부터 알파드 특유의 크고 검은 전면부 그릴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알파드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차체가 높고 길긴 했지만 폭이 좁아 기아 카니발 만큼 크다는 느낌이 덜한 듯하다. 알파드 4세대 전장은 5005mm, 전고는 1955mm, 전폭은 1850mm다.
외관에서는 강인함이 묻어났다. 전면부 중앙에 크게 들어간 그릴이 알파드가 갖고 있는 힘을 상징하는 듯했다. 전고가 높지만 단단한 하체덕에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후면부에서는 전면부보다 두꺼운 램프, 3분의 2 지점에서 살짝 굴곡을 준 테일게이트로 강인한 뒤태를 완성했다.
비즈니스석을 만나다
이날 시승은 2열을 먼저 체험하고 직접 주행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토요타가 자신하는 프리미엄은 2열만 타봐도 알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로 들렸다.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자 충분하단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넓은 앞뒤 시트 간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트에 착석해 봤다. 앉자마자 토요타가 그토록 자신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별다른 조정 없이 앉았을 뿐인데 1열과의 거리가 상당했다. 그래서인지 시트는 180도에 가깝게 펴졌다.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로 라이트, 온도조절 등을 마치고 안마기능도 켜봤다. 전문 안마의자 정도의 압이 나오진 않았지만 장시간 이동의 피로를 풀어줄 정도는 됐다.
시트 암레스트에는 테이블이 내장됐다. 노트북을 올려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지지력을 보여줬다. 헤드룸에 달려있는 2~3열 전용 디스플레이도 매력이다. 국내에 서비스 중인 OTT를 모두 탑재했다. 이번에 유플러스와 협약하면서 제공하게 된 서비스다. 이동 내내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인지 OTT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2열은 전반적으로 항공기 비즈니스클래스를 연상케 했다.
주행 성능도 합격점
1열로 옮겨 본격적으로 주행해 봤다. 비가 강하게 와 오히려 코너 접지력 등을 확인하기에 더 좋았다. 이날 코스는 유명산을 통과해 원주로 가는 구간이었다. 산을 오르내리며 와인딩을 시도해 봤는데 밀림 없이 깔끔하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옆 차선에 있던 1억원대 오프로드용 차량보다도 움직임이 좋았다.
사륜구동인 알파드는 전면과 후면 무게 비중이 50:50으로 출시됐다. 스티어링휠과 바퀴 간의 반응은 거의 일치했다. 응답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 바로 옆에 기어박스를 뒀다는 설명이다. 스티어링 휠은 4.5도 정도 세워 만들어 움직임을 보다 민첩하게 했다. 알파드에는 바이폴라 니켈 배터리가 탑재됐다. 알파드는 250마력에 13.5km/ℓ의 복합연비를 자랑한다. 순발력과 치고 나가는 힘, 연비까지 고루 잡았다.
알파드는 의전에 초점을 맞춰 출시됐지만 그에 못지않은 주행력 또한 갖췄다. 토요타가 강조하는 프리미엄을 1열과 2열에서 고루 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곳곳에 아쉬움도 남았다.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다소 빈약했다.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사용하는 게 더 편리했다. 3열은 활용도가 낮아보였다. 좁진 않았지만 시트 조절이 어려워 오래 앉아있긴 힘들 듯했다.
성능, 편의성 등을 고려해 봤을때 알파드는 가족단위보다는 기업인들의 이동수단으로 적합해보인다. 알파드는 국내에 2.5리터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9920만원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