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바이오원료 정제사업 협력에 나선다. 양사는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을 통해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약 2600억원이며 오는 2025년 2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된다.
화석연료 지고 ‘친환경 연료’ 뜬다
GS칼텍스는 12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 합작투자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사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법인 ‘ARC(AGPA Refinery Complex)’을 출범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GS칼텍스는 6:4 비율로 2600억원을 공동 투자한다. ARC는 투자금을 활용해 내년 1분기 인도네시아 칼리만탄티무르주 발릭파판 산업단지 30만㎡ 부지에 정제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2025년 2분기부터 연간 50만톤(t)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을 비롯해 한국·중국 등 인근 국가에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적 탄소감축 수단으로 친환경 연료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이목이 쏠린다.
이미 주요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바이오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기술개발 및 생산시설 구축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은 연료생산자와 원료공급자에게 재정지원을, EU는 연구기금 등을 통해 차세대 연료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핀란드 국영 정유사 네스테 오일은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만 연간 영업이익의 80%에 가까운 2조원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바이오연료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전 세계 바이오연료 시장이 2020년 215만b/d(일당 배럴)에서 2050년 459만b/d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GS칼텍스, ‘원료부터 제품까지’ 바이오 확장 기반 마련
이번 공동사업 추진으로 GS칼텍스는 바이오연료 생산기술 활용 및 강화를 위한 원료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보유한 바이오원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등 양사 모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우선 GS칼텍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폐원료 회수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되는 재생 원료를 확보함으로써 해당 사업 전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이번 공동사업 추진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GS칼텍스의 바이오사업 역량을 활용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시너지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 대응 등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자 저탄소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Green Transformation(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GS칼텍스는 바이오연료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화와 정부 활성화 정책 등 영향이 컸다.
정부는 올해부터 바이오항공유 및 바이오선박유에 대한 실증연구를 추진 중이다. 국내 석유사업법은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바이오가스·바이오에탄올 등 4개 종류만 규정하고 있어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는 상용화 기반을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때문에 관련 실증 결과를 기반으로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GS칼텍스는 해당 실증사업에 참여, 바이오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9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HMM과 바이오선박유 시범운항을 각각 개시한 바 있다.
포스코인터, 팜유 정제 본격화…‘친환경 회사로 거듭날 것’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협약으로 팜유 정제사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팜유 정제사업은 농장서 생산한 팜 원유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공정이다. 정제된 팜유는 바이오 에너지·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특히 팜유는 사업적 활용도가 크다. 식물성 기름 가운데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가장 높고, 한 번 식재하면 20년 이상 수확이 가능한 다년작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땅과 물을 사용해 친환경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생산성과 경제성도 돋보인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글로벌 팜유 연간 수요는 2020년 7700만t에서 2030년 95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글로벌 컨설팅기관 LMC는 향후 10년간 팜유 가격이 꾸준히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찌감치 팜유의 사업적 가치를 판단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관련 사업서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유법인의 영업이익은 △2018년 700만달러 △2020년 1500만달러 △2022년 8036만달러로 지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팜유 정제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평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팜유는 글로벌 인구가 늘고 바이오 케미칼 등 산업용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 미래 전망이 밝은 사업”이라며 “당사는 팜유 생산을 넘어 정제 분야까지 저변을 확대해 향후 바이오 에너지와 유지화학 등 다양한 신사업 분야로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