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액침냉각유’를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열관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담가 열을 식히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최근 시스템 발열량 증가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 기업들도 액침냉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Kixx Immersion Fluid S’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생분해성을 갖춘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보건재단(NSF)으로부터 식품등급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협력 업체들과 실증평가도 완료했다.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기능에 대한 성능이 검증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제품을 정식 출시해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의 에너지 효율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 개발 중”
최근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규모 데이터 서버를 갖춘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버 하드웨어가 고도화될수록 기기 발열량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방법을 찾는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인터넷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추정치는 240~340TWh(테라와트시)로, 이는 국내 연간 전력 사용량의 40~60%에 이르는 규모다. 문제는 이처럼 방대한 전력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서버 냉각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액침냉각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서다. 팬을 설치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평균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냉각유가 직접적으로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해 시스템 전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장비 고장 발생률도 낮출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액침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 서버뿐만 아니라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올해 31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향후 연 평균 18.7%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7년에는 시장규모가 63억1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관리 기술은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약 25도 수준에서 최적화된 효율을 유지하는 만큼 일정한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이번에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외에도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설비의 액침냉각 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미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향후 에너지 효율화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맞는 액침냉각 제품을 개발해 열관리 시장에서의 솔루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