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일어설 힘도 없다…명품 플랫폼, '제 2의 발란' 사태 오나

  • 2026.04.24(금) 07:20

트렌비·젠테, 수년째 적자…재무구조 악화
신뢰도 하락·수요 분산…상실한 '회복 동력'
'제2의 발란' 사태 우려…줄도산 가능성 제기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부터 투자 시장 냉각, 대형 유통사와의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외형 확대 중심 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명품 플랫폼이 이제는 존속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모든 게 빠르다

명품 플랫폼은 한때 '고속 성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명품 구매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데다, 보복 소비의 일환으로 명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억대 몸값'을 자랑하는 톱스타를 앞세운 TV 광고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인지도 쌓기에 열을 올렸다. '가입자 확대→점유율 확보→매출 성장'이라는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명품 플랫폼을 '적자의 늪'에 빠뜨렸다. 수백억원을 광고선전비로 태우며 동종업계 간 출혈 경쟁을 이어온 탓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막대한 영업손실을 두고 '계획된 적자'였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명품 수요가 둔화하면서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에도 주요 명품 플랫폼 업계는 부진을 이어갔다. 트렌비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31억원에서 7억원으로 줄었으나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젠테의 경우 영업손실이 1년 새 35억원 증가한 88억원으로 나타났다. 머스트잇 역시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머스트잇은 지난 2024년 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단순한 적자를 넘어 유동성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젠테의 유동자산은 85억원, 유동부채는 433억원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빚이 현금화할 수 있는 돈보다 5배 이상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결손금이 남은 자본금을 모두 갉아먹으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트렌비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렌비는 지난해 결손금이 704억원에서 721억원으로 늘었으며 36억원이던 자본총계는 23억원까지 축소됐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 중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재무 건전성 유지가 한계에 근접한 셈이다."이러다 다 죽어"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생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건 물론 명품 플랫폼 전반에 대한 신뢰도까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플랫폼에서 발생한 정산 지연 논란과 연이은 가품 이슈 등이 소비자 불신을 키우며 수요 이탈을 가속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이 고전하는 동안 명품 수요는 '백화점'과 '이커머스'로 양분되고 있다. 백화점은 VIP 고객 관리와 체험형 소비를 강화하며 고가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커머스는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 정품 인증 시스템을 앞세워 대중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백화점은 신뢰, 이커머스는 검증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명품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발란 제공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제2의 발란' 사태가 현실화되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발란은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따라 입점 판매자(셀러)에게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한 바 있다. 이에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회생계획 인가에 이르지 못한 채 올해 2월 시장에서 퇴출됐다. 현재 주요 플랫폼들이 유사한 재무 구조와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발란과 동일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들이 외형 확대에 집중하던 시기의 후유증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며 "추가적인 투자 유치나 수익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이나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실적 개선에 대한 가시성도 낮아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