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내달 '장인화 체제' 출범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차기 수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갈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회장단의 2선 후퇴로 세대교체를 선택한 가운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내부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에도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POSCO홀딩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 후보 추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취임이 유력한 장인화 신임 회장 후보 체제를 구축한 인사다. 포스코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를 최소 폭으로 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 부회장들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우선 주력 사업인 철강을 이끄는 포스코는 그간 이시우 사장과 김학동 부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았는데 이번에 김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이시우 사장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이시우 사장은 지난 1985년 포스코 입사 후 인도 마하슈트라 법인장과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제철소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갖춘 전통적인 철강맨이다. 포스코 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가 당면한 탄소중립 전환 솔루션을 마련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역시 고문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학동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30년 만에 부활한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그룹 실세로 부상했지만 이번 인선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계인 글로벌부문장이 승진·선임됐다. 이 신임 사장은 지난 1989년 ㈜대우로 입사해 방콕지사장, 이스탄불지사장, HR지원실장, 부품소재본부장, 철강본부장, 트레이드부문장 등을 거친 인사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에너지, 구동모터코아 등 핵심 사업 분야에도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인화 회장 후보와 함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서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사들의 거취도 관심사였다. 최종 후보 6인 리스트에 올랐던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반면 함께 이름을 올렸던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은 2선으로 물러났다.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 사장에는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이 내정됐다. 유 사장은 1989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전략실장, 원료실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그룹 내 친환경 미래 소재 분야 최고 전문가로 불린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이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 이동한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자리를 계속 지킨다.
업계에서는 포스코 그룹이 부회장단의 2선 후퇴 등 세대교체로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이시우, 정기섭 사장 유임 등으로 조직 내 안정에도 공을 들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추천했다. 임기가 만료되는 유영숙 사외이사와 권태균 사외이사는 재추천됐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 후보자에 대한 회장 선임안과 이날 발표한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 역시 내달 주총에서 CEO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