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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빗장 연 LG전자…고객 이어 주주가치 제고 시동

  • 2024.03.26(화) 16:24

올해 첫 '열린 주총' 전환…주주환원 정책 강화
전기차 충전·메타버스 미래 사업 시동 "지분투자 발표"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주완 CEO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주주와 소통하는 '열린 주주총회'를 열었다. 조주완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각 사업의 부문장 등 회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LG전자의 미래 사업 경쟁력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주주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를 시작으로 경영성과를 주주와 나누는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쏟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주주환원 강화…상생 '한 발짝'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2기 정기 주주총회에는 사업 전략과 비전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회의 목적사항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이전까지의 주총과는 달랐다. 현장 참석이 어려운 주주들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했다.

특히 올해는 경영성과를 주주와 나누는 방향으로 3개년 신규 주주환원정책도 개선했다. 조 CEO는 "지난 22년간 주주들께 배당을 실시해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점이 굉장히 많았다"며 "기존 주주환원정책이 지난해 완료됨에 따라 향후 3년간 새로운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배당금을 반기 배당으로 변경해, 과거 연 1회에 지급하던 것을 연 2회로 늘린다.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을 산 주주는 7월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배당금을 이사회 후 20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또 최소 배당금을 1000원으로 설정하고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했다. 

조 CEO는 "기존 배당 정책은 실적과 100% 연동해 지원했고 3년 동안 보통주 1주당 800원대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최소 배당금 1000원은 여전히 작지만 (실적과 상관없이) 최소한 보장된 배당금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언급했다.

또 배당 성향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으로 올려잡았다. 기존 대비 5%P(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업계 평균 수준의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성과를 더 나누기 위한 조치다. 결산 배당 기준일도 배당액 확정 이후로 변경해 주주들이 결산 배당금을 확인한 후 주식 매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조 CEO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전까지 고객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 많이 했는데, 주주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대해서는 소홀했다는 반성을 했다"며 "앞으로도 주주를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 충전·메타버스' 미래 사업 키운다

이날 조 CEO는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그가 제시한 LG전자의 3대 전환 방향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B2B(기업간 거래) △유망 신사업이다. 기회가 큰 B2B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LG전자가 판매한 7억대 기기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서비스 사업을 펼치며 수익을 확대하는 한편, 미래를 이끌 유망 신사업을 조기에 육성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조 CEO는 "LG전자는 현재 포트폴리오, 즉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B2B 사업에서 성장을 드라이브하고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에서 이익을 더하며, 빅웨이브 영역에서 기업 가치를 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CEO가 유망 신사업으로 꼽은 분야는 전기차 충전 사업과 메타버스다. 그는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며 충전 시장에도 영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전기차 충전 사업의 미래가 밝다고 본다"며 "올 1월 미국 텍사스에 공장을 건립했고 유럽, 아시아 등도 진출 계획을 모색하고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최근 글로벌 IT 기업이 LG전자를 찾아오고 있다"며 "생성형 AI(인공지능)가 활성화되려면 디바이스에 탑재돼야 하기 때문에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은 모수가 있는 기업과 협력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CEO는 최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메타, 벤츠와의 협력 관계도 언급했다. 조 CEO는 "지난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와 신사업에 대한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며 "LG전자의 기술력과 TV 콘텐츠 역량, 메타의 플랫폼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와 협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벤츠는 SDV 부분에서 LG전자의 통신,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어떤 구체적인 경험을 차에서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후속(논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주완 CEO가 26일 주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LG전자는 효과적인 신사업 개척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관계 구축을 강화하는 한편 M&A(인수합병), 지분 투자 등의 방식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조 CEO는 "전혀 새로운 사업으로 들어가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어 인접 산업군의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며 "JV(합작법인)나 M&A는 상당히 관심 있게 보고 있으나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지분투자 정도로 조만간 이야기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M&A 분야는 성장 동력으로 가지고 있는 플랫폼, B2B, 신성장 동력 등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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