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쾌속 순항 중인 HD한국조선해양, 숨은 암초는 없나

  • 2024.04.18(목) 06:50

올해 수주 목표 73% 달성…하반기 전망 더 밝아
재무건전성 지표 등 일부 '주춤'…"선제 대응할 것"

HD한국조선해양이 1분기 만에 올해 수주 목표의 73%를 달성하며 쾌속 순항하고 있다. 2분기는 물론 하반기까지 이어질 기세다. 

다만 암초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잇딴 수주 잭팟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재무관련 지표나 현금흐름 면에서는 다소 주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은 실적 개선과 차입금 축소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순항에 순항 거듭하는 HD현대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86척을 수주했다. 98억6000만달러(약 13조 656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였던 135억달러(약 18조 6975억원)의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회사별로 보면 HD현대삼호가 총 23척, 35억4000만달러(약 4조 9029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목표액 32억달러(약 4조 4320억원)의 110.7%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현대미포조선)는 각각 연간 수주 목표의 50.1%, 87.3%를 채웠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가스선과 VLCC 중심의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강달러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는 수주 계약 대금을 달러로 지급받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본격화됐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린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기축통화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원-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대까지 올랐다 1390원 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내주 안에 1400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환율 시장이 계속되면 조선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 조선사들의 경우 대부분 선박 건조 계약을 달러화로 체결한다. 선박 수주부터 인도까지 2년가량 소요돼 계약 시점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본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조업일수 증가와 고(高)선가 건조 비중 확대 효과로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매출액이 동반 성장했다"며 "흑자 기조가 무난하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재무 지표 등 부진에 "선제적 대응할 것" 

다만 순항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작은 암초들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조선산업 내에서 경쟁사 대비 성장성과 활동성 지표 면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사업보고서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총자산 증가율(성장성)은 3.01%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7.82%로 집계됐다. 활동성에서는 총자본회전율 기준 삼성중공업이 0.52회, HD한국조선해양이 0.02회를 각각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만 놓고 봤을 때 수익성 평가 지표인 총자본순이익율(2.6%), 자기자본순이익율(179.04%), 매출액순이익율(111.69%)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73%p, 0.77%p, 96.33%p 감소했다. 특히 활동성 기준 중 재고자산회전율(103.95회)이 지난해 같은 기간(119.92회)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한 신평사 분석에 따르면 현금흐름등급도 '열위'에 해당하는 'CF4'를 나타내고 있다. '열위' 등급은 향후 영업활동 성과 저하 시 재무활동 및 투자활동 현금 지급 능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현금흐름을 평가할 수 있는 6개 항목 중 이자발생부채 대비 자금조달 전 현금흐름(Pre-funding cash flow compared to interest-bearing debt)이 가장 낮은 등급인 '하(下)'를 기록했다. 6개 평가항목(영업활동 후 현금흐름, 이자 및 유동성 부채 상환 후 현금흐름, 경상 및 CAPEX 투자활동 후 현금흐름, 이자발생부채 대비 자금조달 전 현금흐름, 기업 규모 대비 영업현금흐름, 현금성자산 보유 규모 우수 여부)은 각각 상, 중, 하로 평가된 후 합산해 CF등급이 매겨진다. 현금성자산 보유 규모 우수 여부는 '우수'와 '비(非) 우수'로 나뉜다.

이자발생부채 대비 자금조달 전 현금흐름이 '하(下)'란 의미는, 외부적 자금조달 가능성이 제한되는 투기적 등급에 가까워지는 것 외부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거나 새로운 투자기회를 상실하게 해 재무구조 약화 또는 사업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일일 단위로 측정되는 HD한국조선해양의 재무 건전성 등급 또한 9개월 전 '정상'에서 '관찰'로 2단계 내려갔다. '관찰' 등급부터는 신용도 변화가 기업의 수익과 신용위험에 미칠 영향이 높아져 실시간 분석이 필요하다.

이 경우 재무적으로 자금 흐름이 '경색'될 가능성을 고려해 *투하자본이익률(ROIC)과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의 쓰임을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발생주의와 현금주의 차이 값이 현저히 벌어지는지와 성장성 대비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폭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하자본이익률 :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산으로 영업이익을 얼마나 거뒀는지 나타내는 지표.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운전자본 : 기업자본 중에서 일상적인 기업운영에 필요한 부분. 
-발생주의와 현금주의 회계 : 거래나 사건 그리고 환경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효과를 현금이 수취되거나 지급되는 기간에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발생한 기간에 기록하는 것. 현금주의는 현금이 실제 오간 시점을 기준으로 회계에 반영하는 방식. 

이밖에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대법원에서 웅진개발과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금액은 262억여원으로 적지 않다. 임금 등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소송 리스크의 경우 회계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놓지만 소송 건수가 늘어날 수록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2022년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순차적으로 반영됨에 따라 이자비용이 증가하긴 했으나, 실적 개선에 따라 개선되는 현금흐름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자산 건전성 확보를 위해 차입금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