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배터리 사업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도 이를 콕 집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LG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전폭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LG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봉석 LG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의 서면 인사말을 대독했다.
먼저 구광모 회장은 "지난 2024년은 글로벌 통상 마찰과 지정학적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공급망 불안정,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되며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심화한 한 해였다"라며 "LG는 미래 성장축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LG그룹의 영업이익은 9815억6000만원으로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구 회장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성장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올해 '새로운 성장의 사고'에 나서겠다고 했다.
구 회장은 "신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내실 있는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LG의 대표적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라며 "주력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더 확고히 할 뿐만 아니라 AI, 바이오, 친환경 기술 등 미래분야에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키겠다"라며 "이를 위해 시장과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공정기술 등에서의 혁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배터리를 콕 집은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그룹의 '연간 영업이익 1조' 달성의 희비를 가른 주 요인임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줄었고 영업이익은 5754억을 기록하며 전년과 견줘 73.4%나 빠졌다. 4분기의 경우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뼈아픈 한해를 보냈다.
배터리 업계는 향후 불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차츰 회복될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그룹 차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폴란드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내년부터 ESS용 LFP 배터리를 내년부터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20억달러(2조930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도 성공했다.
한편 이날 LG그룹 정기주총에 상정된 △제 63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자기주식 소각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건의 의안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