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지난해 2729억원을 해외 본사에 배당했다. 배당 규모는 작년 당기순이익의 2배가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6% 줄었다. 내실이 악화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배당한 것이다.

10일 BMW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배당 1540억원, 기말배당 1189억원 등 총 2729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지난 3월 28일 열린 주주총회날 지급됐다.
작년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329억원.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을 나눈 비율인 배당성향은 205%이다. 작년 번 돈의 2배 넘게 배당했다는 얘기다.
배당과 액면가를 비교하는 배당률을 보면 중간배당률은 888%, 기말배당률은 686%에 이른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BMW홀딩(BMW Holding B.V.)이 BMW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다. BMW코리아가 보낸 배당금 2729억원이 BMW홀딩을 거쳐 독일 본사인 BMW AG로 흘러가는 구조로 분석된다.
BMW코리아 최근 10년간 배당 추이를 보면 2016년 370억원을 배당한 뒤 2020년까지 4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후 2021년 700억원, 2022년 2153억원, 2023년 242억원 등 4년 연속 배당하고 있다.
BMW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1999년부터 연간 배당금을 분석해보면, 작년 배당금이 역대 최대치였다.
배당은 기업의 성과를 주주들이 나눠 갖는 제도로, 주주의 정당한 권리다. 하지만 회사 실적이 감소한 상황이나 미래 투자 재원을 고려하지 않는 배당은 무리한 주주환원정책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BMW코리아 작년 매출은 5조9919억원으로 2023년보다 1.8% 줄었다. 매출 6조원대가 무너 진 것이다. 작년 영업이익은 1363억원으로 일년전보다 36.2% 급감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329억원으로 21.8% 감소했다. 작년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잔치를 벌였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은 셈이다.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비교해도 BMW코리아 배당 규모는 많은 편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6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48.31%로, 작년 번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배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