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車부품사 현대모비스가 반도체 포럼 연 까닭

  • 2025.09.29(월) 15:00

현대모비스, 車반도체 포럼 연례화…23개사 첫 집결
차량용 반도체 자립 시동, 민간 주도 협력체제 구축
국산화·표준화 병행…성과 2~3년 내 가시화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차량용 반도체포럼 'Auto Semicon Korea'에서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현대모비스가 삼성전자·LX세미콘 등 국내 23개 기업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에 나선다. 외산 의존도가 절대적인 구조를 바꾸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첫 민간 주도 협력이다. 내년부터 일부 제품 양산에 들어가고 2~3년 내 10개 이상 반도체를 실제 차량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기술로 K-車반도체 시장 개척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이하 ASK)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을 비롯해 국내 완성차와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Tool) 전문사 등 23개 기업의 최고경영자급 인사들과 관련 임원 8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참가 기업은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한국전기연구원 등이다.

이날 행사는 이규석 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모빌리티 핵심 반도체 국산화 방안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 방향성 등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규석 사장은 포럼 개최 이유에 대해 "2021년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겪으면서 국내 차량용 반도체가 국산화되지 못하고 외산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를 확인했다"며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인 만큼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차량용 반도체 관련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첫 대응 행사다. 그간 이 분야는 유럽과 북미 등 외국산 제품의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국내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데 뜻을 모은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산업 구조가 방대하고 개발 과정도 길다. 품질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극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5곳에 불과했고, 전체 점유율도 3~4% 수준에 그쳤다.

/그래픽=비즈워치

현대모비스가 이번 포럼을 주최하면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는 모바일과 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 등 강한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차량용 분야로 확장하면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규석 사장은 컨슈머 반도체 대비 매력이 떨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한계는 공용화·표준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용되는 반도체 종류를 줄이는 대신 종당 구매 규모를 늘려 물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컨슈머용 반도체를 차량용으로 개조해 실제 사업성과로 연결하는 구상도 병행한다.

이날 환영사에서 이 사장은 "국내 완성차 부품사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해 왔고, 또 국내 반도체 기업들 또한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탄탄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모을 수만 있다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차량용 반도체포럼 'Auto Semicon Korea'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규석 사장이 반도체포럼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생태계 육성 위해 포럼 정례화

향후 현대모비스는 포럼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과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티어1(Tier 1) 부품사로서 완성차와 반도체 기업을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 놓여있다. 또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이자, 공급망 관리자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에어백용 반도체와 모터 제어, 전장 부품인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용 전원 반도체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올해 양산하는 반도체 수량만 2000만개다. 

이 사장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핵심 부품사로서 품질과 원가, 기술 로드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완성차와 국내 반도체 기업체를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를 부품 생산에 직접 활용하는 수요 기업이자 반도체 설비와 공동 개발에 참여하는 능동적 플레이어로서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건강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든든한 정신축이 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반도체포럼에 국내 주요 반도체기업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해 발표를 듣고 있는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byj@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세스가 국제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하며 설계부터 품질관리 전 과정에서 확보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협력사들과 적극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성과 가시화 시점은 2~3년 이후로 예상된다. 현재 ASK에 참여 기업 중 글로벌테크놀러지와 동운아나텍이 현대모비스와 이미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램프와 구동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국내 업체들과 공동 개발 중인 반도체가 있으며 빠르면 내년 양산 적용이 가능하다"며 "내년부터 2~3년 안에 협력해온 10개 이상 반도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내년에는 포럼에 참가한 팹리스 회사별로 2~3가지 가이드를 제시해 새로운 프로젝트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ASK를 이 분야 국내 대표 포럼으로 육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 1회 포럼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관련 협회와 주요 기관에도 문호를 넓힌다.

이 사장은 "ASK는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을 뛰어넘는 탄탄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생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평면적인 논의의 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정례적 소통을 통해 기술 로드맵을 정교화함으로써 국내 반도체 생태계 자립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