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6'의 핵심 화두는 단연 '전고체 배터리'였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단순한 개념 제시를 넘어 구체적인 양산 시점과 적용처를 명확히 했다.
삼성SDI는 3사 중 가장 앞선 2027년 양산 계획을 재확인하며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최적화된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인 700Wh/L급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으며, 기존 각형 위주의 라인업에서 파우치형으로 폼팩터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출력과 안전성이 필수적인 피지컬 AI 시대에 전고체 배터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무게를 줄이면서도 가동 시간을 극대화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제성과 범용성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학계와의 공동 연구 성과인 '황(Sulfur) 기반 전고체 배터리'는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황 소재는 기존 양극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문턱을 낮출 기술로 평가받는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해질을 모두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공식화했다.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UAM(도심항공교통)과 드론 등 고에너지 밀도가 필요한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셀 내부 전압을 높이는 '바이폴라(Bipolar)' 구조를 적용해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기술력도 함께 선보였다.
SK온은 자사 전매특허인 '급속 충전' 능력을 전고체 분야로 이식했다. SK온이 전시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이온 전도도를 바탕으로 저온 환경에서의 출력 저하 문제를 대폭 개선했다.
특히 SK온은 전고체 셀에 최적화된 충전 프로토콜을 적용, 7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시연했다. 이외에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라인업을 함께 배치해 고객사별 맞춤형 솔루션 제공 능력을 강조했다. 현장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실제 로봇 모델이 전시되어 기술의 실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코프로는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결정짓는 단결정 양극재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과 양극재가 물리적으로 강하게 밀착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압력을 견디려면 입자가 쉽게 부서지지 않는 단결정 구조가 필수적이다.
현장에서 에코프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100%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최적화된 양극 소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이미 국내외 주요 파트너사들과 전고체 전용 소재에 대한 테스트와 공급 논의를 긴밀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