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추석 연휴 기간 밀린 재료를 반영하는 가운데 추석 이후 증시를 주도할 동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주가 관심권이다. 추석 이후 대개 상대적 강세를 보여온데다 내일(10월1일)부터 시작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국경절 연휴라는 모멘텀을 갖고 있어서다.
◇ 추석 이후 소비주 상대적 강세
| ||
추석 이후 증시는 대개 부진했다. 30일 역시 연휴 기간동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오전 11시33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9.19포인트(0.48%) 하락한 1933.45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추석 연휴 이후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소비관련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추석 연휴 이후 5일과 10일간 평균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미디어교육, 건강관리, 필수소비재, 소매(유통) 등이었다.
소프트웨어업종의 10일 수익률은 4%에 달했고 필수소비재와 소매(유통)업종의 경우 5일과 10일 수익률이 1~2%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소폭 오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선방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추석은 정서적, 정치적, 통계적으로 국내 소비심리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며 "조금씩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추석 이후 음식료와 유통주의 주가 상승이 시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 코스피 및 주요 업종의 추석 이후 5,10일 수익률(출처:대신증권) |
◇ 국경절 요우커 효과, 올해 더 강력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 직후 중국의 국경절이 이어지면서 소비 증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26~27일에는 중추절 연휴에 이어 1일부터 7일까지 중국의 3대 연휴 가운데 하나인 국경절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중국인들이 28~30일 휴가를 쓰면 12일의 연휴가 가능하다.
한국으로서는 요우커의 방문이 당연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요우커들의 발길이 한동안 뜸했던 만큼 중추절과 국경절이 짧은 간격을 두고 이어지는 10월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에 국내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국경절 연휴 중 중국인 출국자수가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예약한 여행국가는 한국, 일본, 대만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추절 연휴를 기점으로 그동안 침체돼 있던 요우커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에는 요우커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취향에 변화가 없다면 화장품, 향수, 의류 등 기존과 동일한 소비패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형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남아있는 만큼 화장품, 의류업종에 관심을 갖더라도 대형주 위주로 압축할 것을 권했다.
◇ 한국판 블랙프라이데 '반신반의'
요우커 모멘텀에 더해 올해는 한국에서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려 소비 증가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마지막 금요일에 이뤄지는 대규모 쇼핑행사로 한국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이를 모방한 코라이 블랙프라이데이를 기획했다. 기존에 외국인에 한정돼 있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내국인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오는 10월1일부터 14일까지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는 물론 전통시장과 온라인쇼핑몰이 대대적으로 참여해 국내 최초, 최대의 가격할인에 들어간다.
이는 중국 국경절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며 평소보다 소비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유통업체 중심의 할인행사이기 때문에 미국처럼 제조업체들이 고가의 가전제품을 반값에 할인하는 풍경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 할인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아 효과 역시 제한되고 할인 시늉만 내고 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