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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전산사고, 주식 거래시간 연장 발목 잡을까

  • 2026.03.11(수) 07:30

전산 시스템문제로 파생상품 시세지연에 ETF 매매정지까지
불안해진 전산시스템에 거래시간 연장일정도 뒤로 밀릴 듯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6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국거래소의 거래소 전산시스템 오류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급성장하면서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급증한 영향이 있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이 확인된 이상 향후 또다른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국거래소가 선진 시장으로의 발돋음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거래시간 연장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ODEX WTI원유선물(H)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매거래가 일시정지되는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미국-이란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일 이후 매일 300만주 이상 거래됐고, 사고가 있던 9일에는 상한가까지 급등하는 등 고유가관련 관심이 집중된 종목이다. 

해당 ETF는 이날 오후 12시 32분부터 해당 ETF의 매매체결지연이 발생했고, 호가접수가 거부되기 시작했으며 12시 40분에는 매매거래 자체가 정지됐다. 정규장이 끝나기 직전인 오후 3시에야 해당 ETF 매매가 재개됐다.

원인은 한국거래소의 전산장애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전산장애에 대해 자체조사를 실시하고, 정규장 마감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거래소는 "상한가 배분 호가 잔량이 이날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단일가 매매체결 과정에서 데이터와 불일치하며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ETF의 상한가 배분 과정에서 정정된 가격의 특정 호가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배분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면서 체결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거래소의 전산문제였지만 투자자들에 대한 문제 해명은 증권사몫이었다. 거래소가 장애종목 매매거래정지 등 시장안내를 공시하긴 했지만,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 공시보다는 증권사 안내에 더 접근이 수월하고 민감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이날 고객공지를 통해 "한국거래소 전산 상의 문제로 주문 거부 또는 지연이 발생했다"는 안내를 쏟아냈다. 전 증권사 고객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문제였다.

거래량 늘고 데이터 급증하자 파생상품 시세지연도

한국거래소 전산문제는 이달 들어서 벌써 두 번째다. 코스피가 12% 넘게 빠졌던 지난 4일에는 일부 증권사들에서 KRX파생상품의 시세가 지연되는 문제가 생겼다. 한국거래소에서 데이터를 받는 증권사 거래창에서 시세지연이 발생한 것이다.

4일 시세지연 사고 후 한국거래소는 별도의 시장조치 공시를 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고객안내 차원에서 "파생선물과 옵션 시세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고 공지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여러 증권사들이 관련돼 있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만 안내가 나가면서 일부 고객들은 피해상황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전산의 문제로 시세지연 등 문제가 발생했지만, 고객과 접점에 있는 증권사들이 공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거래소 문제인데 일부 증권사에서만 안내가 나가다보니 마치 안내를 한 증권사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거래소는 자체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선물데이터 제공 방식의 차이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선물 시세는 100메가바이트 대용량과 14메가바이트 저용량으로 회선을 구분해 제공하는데 저용량 회선을 사용하는 일부 증권사에서 데이터 처리가 늦어져서 시세지연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4일에는 변동성이 커서 회선별 데이터사용량이 크게 증가했고, 일부 저용량 회선 사용시 시세지연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거래소 전산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장공시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시스템불안, 거래시간 연장 발목잡나

한국거래소의 시스템문제가 거래장애의 원인으로 확인되면서 한국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거래시간 연장 계획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거래소는 오는 6월 29일부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도입, 12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행 정규장(오전 9시~오후3시30분)에 추가로 프리마켓(오전 7시~8시),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을 더하는 방식인데, 지금처럼 전산오류가 잦을 경우 거래시간 연장 시행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거래소는 1월 26일 증권사 등 회원사를 대상으로 거래시간 연장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6월 29일 12시간 체제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도입일정도 공유했다. 당장 3월 13일까지 시스템개발 테스트를 완료하고, 3월 16일부터 6월 26일까지 모의시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사 등 업계에선 무리한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말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증권업계 의견을 거래소에 전달했고, 지난 5일에는 거래소가 다시 증권사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거래시간 연장 시점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증권사들은 거래시간 연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6월말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 방안에 대해서 아직 어떤 다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면서도 "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논의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노조의 반대도 거세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거래시간 연장안 등에 대한 무기한 반대농성에 들어갔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개장 시간을 늘리면 얇은 호가창을 노린 극심한 변동성만 초래해 결국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시장의 안정을 책임져야할 거래소가 오히려 불확시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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