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영향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하락폭이 크지만, 반도체 산업이 하락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IT수요가 급격히 되돌림됐던 때와는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종 분석 리포트에서 "2026년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공급은 2022년과 차이가 있다"며 "당시에는 증설이 진행되는 도중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재고 증가로 인한 다운사이클의 정도가 크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보유 재고가 없이 생산능력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지능(AI)추론 수요로 메모리 수요가 먼저 증가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코로나 기간 중 크게 증가했던 반도체수요는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급격히 줄었다.
2019년 2억7000만대 수준이던 글로벌 PC출하량은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등의 수요에 힘입어 2020년 3억대, 2021년 3억6000만대까지 급증했지만, 2022년 2억6000만대로 감소했다. 2021년 호황을 기반으로 계획했던 메모리 반도체 증설이 2022년에 진행되면서 공급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수요 둔화에 따른 감산은 2022년 3분기에야 시작되면서 재고가 급격히 늘고, 수요처 부재로 하락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현재의 반도체 수요는 AI인프라투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의 환경에도 차이가 크다.
채 연구원은 "수요 역시 PC와 모바일과 같은 소비지향 IT하드웨어 수요가 아닌 AI인프라 투자라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며 "이란 긴장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러-우 전쟁 당시보다 클 수 있지만, 반도체 수요 수조와 공급 환경이 당시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2022년과 같은 강한 메모리 하락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란 전쟁과 무관하게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이라는 점도 우려를 덜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헬륨과 같은 반도체 소재 수급난 우려가 있지만, 공급망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선제적으로 다각화되어 생산차질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경기 둔화 우려와 무관하게 업황 강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단기 전망은 오히려 상향하고 있어 고객들이 경기둔화 리스크보다 AI시장 선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이어 "중동 분쟁만큼 시장이 우려했던 것이 대만-중국 리스크인데, TSMC의 경우 선단공정의 대다수를 대만에서 전개하며 매년 웨이퍼 단가 인상에 대한 저항이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선제 대비 등의 목적으로 삼성파운드리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증가하는 중"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문제라면 삼성파운드리는 오히려 수혜"라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도 반도체 업종을 주목해야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간 미뤄왔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과 같은 정규배당을 상향하거나 특별배당 강화, 자사주 매입소각 강화 등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의 증거는 지속적으로 확인되며, 파운드리도 회복 가시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