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열흘 남짓 남았습니다. 마무리 잘 하고 계신가요. 돌아보면 증권업계는 참 다사다난했는데요. 혹시 어떤 뉴스들이 떠오르시나요.
한국거래소가 20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018년 증권·파생상품시장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올 한 해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①코스닥 활성화에 만전
올 초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코스닥시장을 혁신기업 성장자금 마련 창구로 육성한다는 차원에서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제도도 정비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KRX300 지수도 선봬기도 했습니다.
②코스피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증시는 올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등락이 심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1월29일 장중 한 때 2607.10을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증권업계도 환호성을 자아냈지만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지난 10월 말에는 2000선이 붕괴되며 빛이 바랬습니다. 미·중간 무역분쟁,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반도체 업황 위축 등 대외적 악재에 발목을 잡힌 탓입니다.
▲ 10월29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53%(31.05포인트) 하락한 1996.10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22개월만에 2000선이 붕괴됐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③'언제 끝날까' 무역분쟁
올해 증시를 강타한 최대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미중간 무역분쟁입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부과안에 서명하면서 시작된 무역분쟁은 6월 미중 양국이 실제 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화했습니다. 갈등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계속됐고 선진국 개발도상국 구분없이 세계 증시는 출렁이기 일쑤였습니다.
④오르는 美 기준금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기준금리를 네번 올렸습니다. 작년 말 2.4%대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중순 2.8%대까지 올랐습니다. 달러 강세도 이어졌습니다. 신흥국에서는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내 증시도 부담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 |
⑤주목받은 남북경협주
올 들어서만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을 세 번 가졌습니다. 6월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건설·철도·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주는 이벤트가 일어날 때마다 급등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⑥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로 사기 쉽게
삼성전자는 올 초 액면가 5000원 주식을 100원으로 쪼개는 액면분할에 나섰습니다. 투자접근성을 확대한다는 명분에서였습니다. 액면분할이 공시된 1월31일 삼성전자 보통주 거래대금은 약 3조3500억원. 단일 종목 거래대금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주목을 많이 받은 것이겠죠. 삼성전자 액면분할을 계기로 한국거래소는 변경상장을 위한 매매정지기간을 평균 15거래일에서 3거래일로 단축, 시장 충격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⑦'삼바' 분식회계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도 빠질 수 없습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대표이사와 담당임원의 해임을 요구하는 한편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곧바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착수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 상장폐지 판단을 맡겼고 지난 10일 기심위는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⑧골드만삭스 공매도 규정 위반
5월에는 영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틀간 401억원 어치 코스피 코스닥 상장주식 156종목을 차입하지 않은채 매도 주문을 제출해 공매도 제한 규정을 위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감원 증선위는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와 공매도 순보유잔고 누락사실 책임을 물어 과태료 75억48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매긴 과태료 규모로는 최대치였습니다.
⑨삼성증권 배당사고
4월에는 삼성증권 배당사고로 업계가 떠들썩했습니다.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주당 1000원씩 배당금을 넣어야 하는데 실수로 주식 1000주를 입고했고, 이 주식에 매도주문이 체결되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11.7% 고꾸라진 것이죠.
이 사건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공매도 제도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금융위는 삼성증권에 대해 6개월간 영업을 일부 정지하는 한편 구성훈 전 삼성증권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 등을 의결했습니다. 한국거래소도 삼성증권에 회원제재금 상한액인 10억원을 부과했습니다.
▲ 구성훈 전 삼성증권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⑩증권거래세, 필요한 걸까?
올 하반기부터 증시가 맥을 못추면서 증시 활성화 방편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에 불이 붙었습니다. 미국·일본·독일 등 다수 선진국은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고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에 비해 세율도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이중 과세된다는 지적도 일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증권거래세를 기존 0.3%에서 0.15%로 감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증권거래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니 정말 쉴틈없이 달려왔죠. 신명나는 호재보다는 악재가 우세해 보이는데요. 내년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키운 맷집으로 내년 증시는 힘껏 도약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