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금융투자업계와 공식적 채널 구축에 나섰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융투자업계 건의사항을 듣고 동반성장을 위한 적극적 소통 창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와 국민연금공단은 서울 여의도에서 동반성장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연금이 금융투자업계와 공식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는 국민연금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과 권용원 협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등 업계 및 국민연금 관계자 총 16명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간담회에 앞서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금융투자산업에 대해 여러 가지 정책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 정책 취지가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연금과 업계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상호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가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업계와) 공식적으로 이런 자리를 갖는 것은 처음"이라며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업계와 동반성장 노력을 가속해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적 의지 및 국가적 공감대가 전례 없이 제고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본시장과 국민연금 간 협업방안 모색은 의미가 크다"며 "간담회가 상호 협력 및 상생 발전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의 국내 헤지펀드 및 모험자본 투자 확대와 해외 대체투자 참여 확대를 위한 협력 강화를 제안한다"며 "상호간의 이해증진과 구체성 있는 협력방안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민연금이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협회 차원에서 업계 건의 사항을 종합해 제안했고 국민연금 측은 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전언이다.
업계는 국민연금이 장기 수익기반 마련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비상장 사모 등 모험자본 분야와 해외 대체투자 분야, 국내 헤지펀드 분야 등에서 투자를 늘릴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수탁은행에 보관 중인 국민연금의 해외증권 대여체결 중개권한을 국내 증권사에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해외 위탁운용 시 일부 실력이 검증된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운용사도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과 업계 간 만남을 정례화하고 업무 지원 차원에서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금투협 관계자는 "논의 사항의 구체화를 위해 실무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고 업무협력 본격화를 위해 양해각서 체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