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의 통 큰 야구 마케팅이 빛을 발했다. 서울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첫해인 올해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시즌 2위라는 최종 성적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이번 스폰서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증권업을 알리고 실제 신규고객 유입 등 영업 부문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 올해 준우승…내년 기대감 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스폰서를 맡은 키움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최종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다.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5년간 야구단 서울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다. 키움은 스폰서십에만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야구단에 회사 이름을 걸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업계에선 100억원이라는 큰 비용을 들여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시즌 종료 후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기존 넥센히어로즈는 키움히어로즈로 이름을 변경해 올 시즌을 시작했다. 사실 지난해 히어로즈는 구단주의 사기죄와 뒷돈 트레이드 파문, 선수들의 사건사고 등 겹악재로 구단 이미지가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올해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후 준플레이오프에서 LG트윈스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SK를 상대로 3연승을 하며 빠르게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해 우승 분위기를 탔다. 다만 한국시리즈에선 두산에 4연패 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신인과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 체력을 단단히 하며 4년 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올해 한국시리즈의 경험을 발판으로 젊은 선수들이 한 층 더 성장하면서 내년 시즌의 기대감은 더 올라갔다.
◇ 리테일 점유율 첫 30% 돌파
키움이라는 이름을 걸고 스포츠단이 한 시즌을 운영한 효과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사실 쉽지 않다. 다만 키움증권 내부에선 광고 효과 분석을 위해 야구장 광고판 설치 횟수와 이익의 연관 관계 정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이미 유의미한 수치들도 확인됐다. 아직 3분기 실적 공시 전이지만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2118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익 1932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기반의 온라인 증권사인 데다 이번 야구 마케팅으로 일반 대중에게 증권업과 키움 브랜드를 친숙하게 알리면서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됐다.
이로써 키움증권을 통한 3분기 개인 거래대금은 118조원 수준으로 전체 국내 주식시장 개인 거래대금 중 30.2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로 2011년 3분기 20%를 넘어선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대형사의 고강도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일군 성과라 더 의미가 크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의 선전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와 금융상품을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고객과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키움증권 비대면 계좌를 가입하거나 특정 금융상품을 가입하면 야구관람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신규 고객 유입과 함께 기존 고객의 충성도도 높였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시즌 내내 키움 브랜드가 노출되고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며 시선이 집중되다 보니 첫 해에 이정도 효과를 본 것은 성공적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신규 고객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 고객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