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PEF 투자 집행과 엑시트 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규모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 도입과 사모펀드 운용 규제 완화 등 사모펀드 체계 개편으로 기업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 PEF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출자 약정액·개수 '최대치 경신'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투자자의 PEF 출자약정액은 9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PEF 개수는 총 855개로 출자약정액과 개수 모두 역대 최대였다.
PEF는 사모펀드의 하나로 투자자 돈을 모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와 달리 특정 기업의 M&A 등을 위해 자금을 모으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일반기업부터 창업·벤처기업, 부실징후기업까지 다양한 투자처에 자금을 공급한다.
지난해 PEF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PEF 신규 자금모집액은 17조9000억원으로 전년 모집액인 2조3000억원보다 7배 넘게 늘어났다. 신설 PEF도 218개로 전년 대비 12개 늘어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다만 새로 생긴 PEF 가운데 70%는 1000억원 미만 소형 PEF다.
PEF 중에선 프로젝트 PEF가 168개로 전체의 77.1%를 차지했다. 블라인드 PEF는 50개였다. 프로젝트 PEF는 투자 대상 기업이 사전에 정해져 있어 블라인드 PEF에 비해 출자 이행이 빨리 이뤄져 활용률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집행·엑시트 금액도 '역대급'
PEF의 투자 집행도 역대급 규모였다. 지난해 PEF 투자 집행 규모는 18조1000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투자집행 규모인 12조8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16조원과 비교해도 2조원 넘게 늘었다.
맥쿼리자산운용의 LG CNS 인수 건을 비롯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솔루스첨단소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피아이첨단소재) 등의 굵직한 투자 건들이 진행되며 투자 집행 금액이 대폭 증가했다.
투자 대상 기업 565개 중 국내 기업 비중은 86.4%(488개)로 국내 기업 투자 편중도가 상당히 높았다. 투자액 기준으론 국내 12조6000억원, 해외 5조5000억원이 각각 집행됐다.
지난해 PEF 엑시트 규모도 17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으로 컸다. 전년인 11조7000억원 대비 6조원 늘어난 규모다. 해산된 PEF는 91개로 전년 65개보다 26개 늘어났다.
프리미어파트넛의 카카오게임즈, 세틀뱅크에 대한 엑시트를 비롯해 MBK파트너스의 대성산업가스, 한앤컴퍼니의 에이치라인해운건 등이 투자회수 금액을 높이는데 주효했다.
금융당국 "제도 정착에 만전"
금융당국은 국내 PEF 시장이 업무집행사원(GP)과 신규 설립 PEF 수, 투자액 모두 최고 수준을 경신하면서 성장 중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관 전용 사모펀드 도입과 사모펀드 운용규제 완화 등 사모펀드 체계 개편 등으로 PEF 시장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PEF가 M&A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업계 의견 청취와 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통해 개편된 사모펀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