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슈로 촉발된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SK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 등 대어급 리츠들이 상장 행보에 속도를 높이면서 침체한 분위기에 반전을 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증시 조정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주에 대한 관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환경 악화에도 탄탄한 실적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과 의료기기, 배당주 등이 대표적인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대어급 리츠' 속속 증시 입성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판 리츠로 평가 받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자산 2조원 규모의 대형 리츠인 SK리츠는 23~24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국내 최초 멀티 섹터 리츠인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5~9일 나흘간 진행한 일반 공모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집계된 최종 경쟁률은 36.43대 1. 상장 리츠 공모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은 지난해 6월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26.9대 1) 이후 1년여 만이다.
투자 선호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증거금도 1조6000억원이 들어왔다. 이는 NH프라임리츠 7조7499억원, 롯데리츠 4조761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글로벌 톱 티어(Top-Tier) 리츠를 천명한 SK리츠의 기관 수요예측에도 시선이 쏠린다. 업계 최초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예상 배당 수익률은 5.45%. 3월과 6월, 9월 그리고 12월에 결산을 통해 배당금을 지급한다.
주주친화적 정책과 더불어 안정성과 성장성 등이 돋보이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기대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향후 성장 전략에 따라 SK리츠는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인프라 등의 차별적 자산군 편입을 통해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 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해 볼 만한 투자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하락기엔 방어주로 대응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처분한 주식은 1조원이 넘는다. 직전 주간과 비교하면 매도 강도가 약해졌지만 거래 스탠스는 그대로 유지됐다. 연준이 연내 조기 테이퍼링을 시사한 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행진에 국내 증시도 휘청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지수는 각각 3%, 7% 넘게 밀리면서 코스피는 31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코스닥은 종가 기준으로 1000포인트를 넘어선지 4개월 만에 다시 960선으로 되밀렸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이 가중되면서 지금의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치가 높은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같은 IT 업종과 배당주 등을 지목한다.
의료기기, IT 업종은 올 상반기 견조한 실적 DNA를 입증한 바 있다. IT 업종의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1% 늘었고 같은 기간 의료 정밀 업종의 순이익도 5배 이상 증가했다.
배당주 또한 증시 조정기에 방어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당금을 통해 주가 하락세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상장사 중 매 분기, 즉 1년에 네 차례 배당금을 지급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비롯해, 포스코, 한온시스템, 쌍용C&E, 효성ITX 등이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견고한 실적, 가이던스 상향 조정을 보인 개별 기업들의 상승세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기기 업종, 소프트웨어, 필수 소비재, 배당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여러 악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호재성 재료를 찾아 수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모시장 이벤트는 지속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리츠를 제외하고 이번 주 상장이 예정된 일반 기업은 면역세포치료제 전문회사인 바이젠셀이 유일하다. 오는 25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바이젠셀은 지난 12~13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 최종 경쟁률은 886.2대 1, 증거금은 11조131억원으로 집계됐다. 바이젠셀은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밴드 최상단인 5만27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상장 종목은 1개사에 불과하지만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은 활발히 진행된다. 항암신약 개발 기업 에이비온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수소연료탱크 전문기업 일진하이솔루스, IBKS스팩16호가 24~25일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전기차 부품 제조업체 와이엠텍과 NH스팩20호는 25~26일에, 유진스팩7호는 26~27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