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이화전기가 436억원 규모의 주주우선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어요. 발행할 신주 규모는 무려 4800만주, 기존 발행주식의 57.5%에 해당하는 대규모 증자예요.
이렇게 많은 주식을 한꺼번에 찍어내면 주식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데요. 특히나 이번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우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과 달리 기존 주주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어요.
공시에 담긴 내용은?
이화전기는 20일 1주당 909원(발행예정가)에 4800만주의 신주를 찍어내 436억원을 조달하는 내용의 유상증자 공시를 냈어요. 이중 절반이 넘는 248억원은 빌린 돈을 갚는 데 쓰고 181억원은 시설자금 투자에 쓴다는 계획. 주목할 것은 '주주우선배정' 방식을 택했다는 점!
투자자가 알아둘 점!
일반적인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청약할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해요.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번호표를 미리 나눠주는 셈인데요. 이 번호표에는 '신주인수권'이라는 신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도 붙어있어요.
회사는 유상증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신주를 시장가격보다 싸게(할인율 적용) 발행하는데요. 할인되지 않은 가격에 주식을 샀던 주주들은 피해를 볼 수 있겠죠? 그래서 기존 주주에게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고, 만약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을 어느정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신주인수권이에요.
반면 주주우선배정 방식은 똑같이 우선 청약할 수 있는 번호표를 받지만, 신주인수권이 붙어있지 않아요. 이화전기는 기존 주주에게 1주당 0.57주의 신주를 배정하기로 했어요. 100주를 가진 주주라면 57주의 신주를 우선해 살 수 있는 번호표만 받는 거죠. 대규모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물량부담이 큰데도 이들에게 주주가치 희석을 보상받을 방법도 주지 않아 '주주우선'이란 이름이 무색한 측면이 있어요.
이화전기의 주주우선배정 유상증자는 '모집주선'(증권사가 미청약주식을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이는 기존주주들이 유상증자에 대거 불참해 일반공모 물량이 늘어나고, 이때 대규모 미청약 주식이 발생하더라도 증자 주관사가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유상증자 자체가 무산되거나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어요.
만약 증자비율만큼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권리락(5월 31일) 이후 유상증자가 무산되면 권리락에 따른 주가하락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이 떠안게 되고, 회사는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아울러 신주배정기준일(주주확정일, 6월 2일) 전인 5월 24일에 200억 규모의 전환사채(행사가 1325원) 행사시기가 도래하고, 10월에는 4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시작도 있다는 점, 따라서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에도 주식연계채권으로 인한 물량부담 가능성도 참고해 주세요.
<이화전기 유상증자 주요일정>
* 발행 신주 : 4800만주(증자전 발행주식 총수 8346만3623주)
*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 : 0.57주
* 권리락 : 5월 31일(증자비율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시기)
* 신주배정기준일(주주확정일) : 6월 2일(5월 31일까지 주식을 매수하거나 가지고 있어야 구주주로 인정)
* 구주주 청약일 : 6월 29~30일
* 일반공모 청약일 : 7월 4일~5일
* 납입일 : 7월 7일
* 신주 상장 예정일 :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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