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종합감기약 '부루펜시럽'으로 잘 알려진 삼일제약이 최근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해지'라는 제목의 주요사항보고서를 공시했어요.
공시제목의 의미?
제목만 보면 자기주식(자사주) 취득을 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읽히기도 하는데요. 사실은 1년 전 금융회사에 돈을 주고 자사주를 대신 사달라고 부탁한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금융회사가 가지고 있던 자사주를 회사계좌로 돌려받는다는 내용이에요.
이 공시에 앞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 결정' 공시를 내는데요. 보통 회사가 자사주를 사겠다는 내용으로 이해하지만 이 역시 신탁계약 기간동안 회사가 자기주식을 실제로 손에 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할 때 내는 공시에는 회사가 직접 사는 자기주식취득, 금융회사에 돈을 맡겨(신탁) 대신 회사 주식을 사게 하는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이 있는데요.
자기주식취득 공시는 취득하려는 수량과 예상금액을 적고, 3개월 내에 약속한 수량을 반드시 사야 해요. 이 기간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다면 회사는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써 자사주를 사야하는데요.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사야해요.
반면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은 취득 수량을 정하지 않고 계약금액과 계약기간만 정해 금융회사에 맡겨요.
금융회사는 회사를 대신해 계약기간(보통 6개월~1년)내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주의할 점은 회사가 직접 취득하는 것과 달리 신탁계약은 반드시 자사주를 산다고 단정하면 안된다는 점.
별도의 불이익이 없어 회사가 중간에 계약 해지할 수도 있고, 금융회사가 계약기간 내 예정 물량을 충분히 사지 못하기도 해요.
이때 회사는 금융회사와 계약기간을 연장해 금액만큼 더 사달라고 하거나 그 상태로 계약을 해지하기도 하고요. 또 해지할 때 주식으로 돌려받는 게 아니라 계약금액인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해요.
투자자가 알아둘 점!
삼일제약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어요. 계약금액은 총 25억원. 이중 이번에 기간만료로 해지한 5억원 규모 계약으로 자사주 5만3530주를 회사 주식계좌로 가져왔어요. 이를 포함해 삼일제약이 현재 보유한 자사주는 총 77만7379주(발행주식의 5.74%).
나머지 20억원의 신탁계약이 끝나는 올해 10월과 11월, 계약해지 후 자사주를 가져오면 24만5499주(1.81%)가 더 늘어나 총 102만2878주(7.55%)를 갖게 돼요.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인데요. 삼일제약도 지난해 주가하락 시점에 이러한 이유로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소각하지 않으면 향후 시장에 다시 나올 수 있어 잠재적인 물량부담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 주세요. 소각하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어요.
참고로 삼일제약은 취득한 자사주를 당장 소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어요. 2019년에는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는데요. 교환사채도 사실상 자사주가 다시 유통물량으로 나온다는 의미. 삼일제약은 향후 필요에 따라 교환사채 발행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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