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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꾼 다올, 중형사 순익 1위...IB로 한파 뚫었다

  • 2022.05.19(목) 17:48

[워치전망대]다올·BNK, IB 사업호조덕 '톡톡'
하이·현대차·한화, 브로커리지 감소에 IB로 방어
IBK·SK 등 증시한파+금리충격에 순익 반토막

살얼음판 증시 환경이 이어지며 1분기 중형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뒷걸음질 쳤다.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급등 여파에 대비하지 못한 일부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반토막 났다. 

이 가운데에서도 다올투자증권(구 KTB투자증권)은 분기 실적 기록을 새로 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투자은행(IB)사업이 대폭 성장한데다 계열사들의 호실적도 보탬이 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강한 BN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유이한 플러스(+) 성장…다올·BNK '굿'

19일 비즈니스워치가 작년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12월 결산 국내 증권사 12곳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전체 순익 총합은 3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총계 5329억원 대비 41.77% 감소한 것이다. 다만 작년 4분기 순익 총합 2057억원보다는 1000억원 넘게 늘었다. 

중형사 12곳중 순익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이었다. 'KTB'에서 '다올'로 이름을 바꾼후 나온 첫 성적표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다올투자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23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14.44%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4.21%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IB부문이 효자 노릇을 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와 우량 거래 발굴을 발판으로 IB 부문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자기자본투자(PI) 부문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실적 방어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유진저축은행에서 이름을 바꾼 다올저축은행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앞서 지난해 12월 다올투자증권은 저축은행 지분 인수 과정을 마무리했다. 다올저축은행은 1분기 영업익 350억원, 순익 188억원을 달성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다올자산운용도 고보수 상품 판매 호조로 실적에 일조했다.  

이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9일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A'등급을 부여했다. 한기평은 다올투자증권에 대해 "증권 업황 저하가 예상되나 양호한 실적 대응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업계 한파를 이겨내고 순익 성장을 이뤄낸 증권사는 1곳 더 있다. 바로 BNK투자증권이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3위로 수직 점프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PF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PF 수수료 증가로 수수료 부문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3.1% 확대됐다. 또 대출채권 매각이익과 파생상품 매매이익이 증가하면서 시장금리 상승 속에서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이·현대차·한화, IB 덕분에 체면 치레

하이투자증권은 순익이 줄었지만 감소율을 10%대로 지켜내며 선방했다. 이에 따라 순익 순위도 작년 1분기 8위에서 2위로 6계단 껑충 뛰었다. 지난해 취임한 홍원식 대표의 첫 분기 성적표인만큼 관심이 쏠렸다.  

IB 부문이 실적 방어에 크게 기여했다. IB·PF부문의 순영업수익은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성장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16.5%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금융 부문의 지속적인 호조에 따라 수익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회사채 및 기업공개(IPO) 인수단 참여, 공모 리츠 대표 주관 등의 IB 업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었다. 그러나 IB부문 순영업수익은 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2번째로 많다. 아울러 물류센터, 신재생에너지, 도시정비 사업 등 투자영역을 다각화하며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의 순익은 37.63% 감소한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레이딩과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이 각각 90%, 36% 쪼그라든 탓이다. 그러나 IB 부문에서는 96% 성장하며 300억원대 이익을 지켜냈다. 

6개사 리테일 수익 감소 '직격탄'...꼴찌는 SK

12개 증권사중 절반에 해당하는 6곳의 순익은 반 토막으로 급감했다. 지난 2년간 동학개미운동과 저금리 기조로 승승장구했던 리테일 부문의 성장세가 꺾이고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탓이다.

지난해 1분기 111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유안타증권의 올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6% 감소한 304억원에 그쳤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트레이딩 수익 감소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46%, 56.5%씩 줄었다. 

기타손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996억원에서 103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기타손익 부문에서 해외펀드 평가 차익에 따른 700억원의 일시적 수익이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IB 부문의 수익도 5%가량 줄었다. 

교보증권의 1분기 순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30% 감소한 254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29.48% 줄었으며 자기매매 수익도 19.68% 감소했다. 다만 파생상품 수익과 IB 부문 수익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300억~400억원대를 기록했던 증권사들의 분기 순익은 200억원대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순익은 221억원으로 54.71%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순익 순위도 작년 1분기 2위에서 8위로 뚝 떨어졌다. DB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56.79% 감소한 19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54.70% 줄어든 135억원에 머물렀다. 

IBK투자증권과 SK증권의 순익은 100억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IBK투자증권은 작년 1분기보다 78.80% 감소한 53억원, SK증권은 84.41% 줄어든 2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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