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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메리츠증권…1분기 제일 많이 벌었다

  • 2022.05.18(수) 13:40

[워치전망대]메리츠, 사상 첫 분기 순익 1위
수익원 다각화 및 리스크 관리 '합작품'
한투·미래 선두권…NH투자증권 최하위

메리츠증권이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올해 1분기 실적 왕좌 자리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기성 증권사들의 아성이 무너지면서 증권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자기자본 상위 5개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중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만이 선두권을 유지했고 나머지 3개사는 중·하위권으로 밀렸다. 

증시 한파로 증권사들의 이익 규모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증권가의 올해 화두는 실적 방어가 될 전망이다.

/사진=비즈니스워치

난세의 영웅 '메리츠증권'

18일 비즈니스워치가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 1조9000억원 이상의 10개 대형 증권사 연결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1조5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조2967억원 대비 48%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 동유럽발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으로 대내외 주식시장이 지난해 대세 상승장의 온기를 잃으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지난 1분기 순이익 왕좌 자리에 올라섰다. 메리츠증권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2824억원. 작년 2117억원 대비 33.4%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서는 메리츠증권만이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부실 채권에 대한 담보물인 호주 부동산을 매각해 연체금 성격의 지연손해금 일부를 회수했다. 이번에 일회성 수익으로 반영된 지연손해금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산운용 수익으로 2300억원 넘게 벌어들이면서 위기 극복의 첨병 역할을 했다.

회사의 수익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중돼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점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시장 상황이 얼어붙은 혹독한 시기 쌓아 올린 금자탑인 만큼 각종 유의미한 기록도 남겼다.       

우선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처음으로 분기 기준 30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 사업 역량의 상징과도 같은 자기자본은 5조4000억원을 넘보고 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처음 부임할 당시 자기자본 규모가 63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2년 사이에 회사 덩치가 8배 이상 커진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1분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익 다각화를 통해 기업금융, 금융수지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트레이딩 부문에서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한 철저한 리스크 및 포지션 관리로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두권 생존자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증권사간 경쟁 구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매 실적시즌 국내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 대결이었다. 두 거대 증권사가 양강 체제를 구축해 피 말리는 경쟁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의 대약진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자기자본 상위 5개사 가운데 선두권을 유지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엄혹한 증시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으나 한 끗 차이로 메리츠증권에 밀렸다.

지난해 연간 실적 1위에서 올해 1분기 기준 2위로 내려앉은 한국투자증권이 거둬들인 순이익은 2745억원으로 지난해 3506억원보다 27.7% 감소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이 주식발행시장(ECM)에서 7개의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건을 따내는 등 선전했지만 위탁매매 부문에서 약정 규모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기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올해 1분기 집계된 약정 규모는 2655조원으로 전년 동기 4539조원 대비 41% 넘게 줄었다.

순이익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에 3개 분기 연속으로 밀리면서 체면을 구긴 미래에셋증권은 1904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2968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축소됐다. 이번 반기 실적마저 뒤쳐질 경우 '공한증'이 대두될 정도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표 효자 부문인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에서 이익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게 뼈아팠다. 특히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 & Trading)의 순이익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에는 트레이딩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올해에는 317억원에 그쳤다. 1900억원에 육박하던 WM 순이익도 1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낯선 위치에 자리한 나머지 3개사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하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은 중·하위권으로 쳐졌다. 이중에서도 NH투자증권이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익 규모가 절반 이상 줄며 최하위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2574억원 대비 151% 가량 급감한 수치다. 주력 사업 전반에 걸쳐 실적 방어에 실패한 게 어닝 쇼크의 주범이 됐다.

전분기 세일즈 부문이 거둔 영업이익은 745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올린 1700억원과 비교하면 이익 규모가 절반이상 축소됐다. 여기에 트레이딩 부문의 영업익은 아예 적자 전환했고, IB의 경우 크지 않지만 36억원 가량 줄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수수료가 47% 감소한데 따른 결과"라며 "사실 올해 1월부터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 이러한 이슈들이 모두 반영된 측면이 있고 전년 동기 실적이 너무 좋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도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1분기 2890억원에서 1518억원으로, KB증권은 2225억원에서 1159억원으로 줄었다. 절대 규모에서 앞선 삼성증권이 4위, KB증권은 7위에 위치했다.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들의 실적이 역성장한 가운데 키움증권이 1411억원으로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3.1%, 37.8% 줄어든 1187억원, 1045억원으로 6위와 8위에 자리했다.

대형 증권사중 유일하게 천 억원 대 순이익 달성에 실패한 대신증권은 지난해 1분기 972억원보다 약 300억원 빠진 662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 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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