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따낸 가운데 반도체 부문이 턴어라운드에 진입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TSMC에 뺏긴 테슬라향 물량을 다시 확보하면서 향후 반도체 미세공정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총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삼성전자는 계약 상대방을 비공개 처리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7일(현지시간) SNS 플랫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거대한 텍사스 신규 반도체 공장이 테슬라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테슬라가 삼성전자의 계약 당사자임을 드러냈다.
류영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과거 테슬라의 AI 반도체 4세대를 생산했지만 이후 5세대 생산은 TSMC에 내준 바 있다"며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가 테슬라향 물량을 다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계약에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도조(DOJO)'에 탑재될 AI 반도체 수주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제품은 삼성의 2나노미터(nm) 최첨단 공정을 통해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전략적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류 연구원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 가동되면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비용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이번 수주는 계열사 내부 물량이 아닌 외부 고객으로부터 확보한 대형 장기 계약이란 점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외부 레퍼런스 확보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향후 2나노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 경쟁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별로 보면 2나노 공정은 올해 4분기부터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의 양산이 시작되며 이번 테슬라 AI6 반도체 수주로 포트폴리오가 확대됐다. 3나노 공정은 갤럭시 폴드7 및 폴드7 FE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이 독점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가동률이 개선되고 있다. 4나노 공정도 가동률이 안정화된 가운데 수주 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는 평가다.
류 연구원은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삼성의 경쟁력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삼성, TSMC, 인텔이 3파전 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인텔파운드리의 사업 존속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은 최소한 2등 경쟁에서는 앞서나갈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올해 기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2025년 반도체 부문 연간 영업적자는 7조4000억원으로 예상되지만 2026년에는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회복에 따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기존 1.2배에서 1.4배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4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