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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빅뱅]④ 2주 눈치싸움..돌고돌아 '실속'

  • 2013.08.30(금) 20:59

초반엔 서로 눈치보기..KT 고군분투
후반 反 KT동맹 결렬..격전지도 이동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경매는 초반인 사흘째까지 탐색전으로 흘렀다. 베팅액도 그리 크지 않았다. 1안(밴드플랜1)이 2안(밴드플랜2)보다 최고가 블록 합계액에서 앞섰기 때문에 3번 연속 승자안으로 선정됐다.

 

그러다 4일차인 22일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났다. 19라운드부터 시작된 이날 경매에서는 1안 입찰액이 뛰기 시작했다. 1안에는 A1,B1,C1 블록이 포함돼 있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두 업체 가운데 한 곳이 3개 블록 가운데 한 블록에 크게 베팅한 것으로 추정된다.

 

1안 입찰액이 뛰자 2안이 덩달아 올랐다. KT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안이 낙찰되면 KT는 자사에 '황금주파수' 대역인 D2블록을 가져갈 수 없어 2안 입찰액을 크게 올릴 수 밖에 없다. 이날에는 처음으로 2안이 승자로 선정됐는데 전날 2안의 합계액보다 무려 590억원이나 늘어났다. 초반 탐색전이 중반부으로 넘어가면서 슬슬 달아오르는 것이다.


입찰금액 오름폭은 5일차로 넘어가면서 92억원으로 뚝 떨어지는 등 새로운 양상으로 흘렀다. 이는 반(反) KT 동맹 가운데 누군가 KT가 제시해야 하는 입찰가를 올려놓고 자신은 1안으로 슬쩍 갈아탄 것으로 풀이된다. KT에 부담을 주기 위해 2안 입찰가를 부풀려 놓고 다른 안으로 옮기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전략이다. KT로서는 입찰이 20여회 이상 남은 상황에서 D2 대역이 포함된 2안 가격이 급등해 이기더라도 자칫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이후 KT는 2안에 꾸준히 입찰하면서 반 KT 동맹을 견제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한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끌려다닌 KT는 중반을 넘기면서 공격적으로 입찰금을 올리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KT는 결국 오름입찰보다 밀봉입찰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경매는 50라운드로 진행되는 오름입찰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2단계 밀봉입찰로 넘어가게 설계됐다. 밀봉입찰은 모든 입찰자가 한차례 가격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최고가를 제시한 사업자에게 낙찰하는 방식이다. 단 한번의 입찰로 끝나기 때문에 KT는  D2블록을 가져가기 위해 한방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경매는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반 KT 동맹의 결렬'이라는 반전이 벌어졌다. 9일차인 지난 29일에는 2안에서 처음으로 2개의 승자가 나왔다. 그동안  '1안=2곳', 2안=1곳' 공식이 최초로 깨진 것이다.

이는 반 KT동맹 가운데 누군가가 KT의 D2블록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그만두고 2안으로 넘어와 원하는 대역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D2블록 확보'를 저지하기 보다 자신들이 실제로 필요한 대역을 낙찰받으려 했다는 얘기다. 경매는 후반전으로 갈수록 대결 양상이 복잡해졌다. 격전지도 초반 D2블록에서 후반전에는 C2블록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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