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포털 네이버는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전화번호 인식앱 '후스콜'을 자사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해 지난 9일 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후스콜은 대만 개발사 고고룩이 만든 앱이다. 네이버의 모바일 분야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기술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12월 186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 후스콜은 세계 6억개 이상 전화번호 정보를 활용해 스팸번호를 식별하는 서비스로 다운로드 수 60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
후스콜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모르는 번호로 전화나 문자메시지(SMS)가 걸려와도 이를 자동으로 식별해 관련 정보가 화면에 표시하기 때문에 발신자의 전화 목적을 파악할 수 있다. 처음 보는 번호라도 전화를 받기 전에 스팸번호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사전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전화 통화를 마친 이후에는 해당 번호가 스팸인지 아닌 지를 이용자가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이용자 평가 데이터베이스(DB), 이른바 '집단 지성'으로 스팸에 대한 방어력이 더욱 견고해진다.
통신사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스팸 전화로 시달리는 이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면서 전화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차세대 통화 서비스 'T전화'를 공개했다. T전화 역시 모르는 번호가 떴을 때 누가 어떤 의도로 전화 했는 지를 파악해 관련 정보를 즉각 제공한다. SK텔레콤은 T전화를 위해 콘텐츠 사업자 '에바인'의 '뭐야 이번호'란 서비스를 적용했다.

▲ KT 자회사 KTcs가 서비스하는 후후는 국내 다운로드건 수만 400만을 돌파한 앱이다. 매일 450만건의 전화번호 업데이트와 7만 여건의 스팸신고가 이뤄진다. |
T전화도 후스콜과 마찬가지로 집단 지성을 이용한다. 특정 번호로 전화를 받았던 이용자들의 평가가 반영되는 것이다. T전화는 내달 출시 예정인 SK텔레콤 단말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KT의 계열사 KTcs도 '후후'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후후는 '신호위반 청구문자'나 '연말정산 안내' 같이 교묘한 방식의 스미싱을 탐지해낼 수 있다. 후후를 실행하고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을 터치하면 스미싱 가능성이 있는 해킹파일 등이 숨어 있는지 검색한다. 해당 번호가 보이스 피싱인지, 대출권유 등의 스팸신고 기록이 있는 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후후 설정화면에서 ‘문자 수신 시 알림창 설정’을 해 놓으면 자동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팸전화 차단 앱은 '더콜 스팸 전화번호부', '누구세요(WHO ARE YOU)' '콜키퍼'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스터 넘버(Mr. Number), '트루콜러(Truecaller)' 등이 서비스 되고 있다. 대부분 무료이며, 집단 지성 혹은 업체가 사전에 파악한 전화번호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금융사를 사칭하는 대출 광고 전화 같이 불법 사기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한해 관련 피해는 금감원에 신고된 것만 2만5000여 건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드사들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불법 대부업체 전화나 스팸문자 등을 아예 막아버리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마케팅을 전화로 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데다 보이스 피싱이 늘어나면서 깨끗한 통화 환경을 원하는 이용자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스팸전화 식별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