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그룹 계열사 이머니(eMoney)의 놀라운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 사업을 하던 일개 회사에서 짧은 기간에 김익래(64) 회장의 대(代)물림을 위한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부상(浮上)한 모양새다. 이렇듯 이머니의 위상 변화 뒤에는 2세를 위한 김 회장의 은밀한 남모를 노고가 숨어있다.
◇ 동준씨 개인회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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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니는 2003년 6월 다우인터넷(현 다우와키움)에서 금융사업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금융정보 제공 업체다. 증권정보 사이트 ‘엑스원(www.x1.co.kr)’과 증권전문가 방송을 운영하고 있고, ‘키워드림론’이란 주식매입자금 대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머니(2013년 말 548억원)의 기업규모는 다우키움그룹의 IT부문 주력사 다우기술 총자산(668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에 견줄 바 못된다. 그런데도 지배구조나 후계승계 차원에서 무시못할 존재가 된 것은 2009년 7월 다우데이타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공교롭게도 당시는 다우데이타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한(2009년 7월) 시점이다. 특히 이 무렵 이머니의 최대주주 또한 다우데이타(지분율 77.4%)에서 김익래 회장(85.3%)으로 바뀐다. 한마디로 이머니가 김 회장의 개인회사가 된 것이다. 이머니는 이듬해 12월까지 지주회사 다우데이타 지분을 10% 가까이 늘린다.
그러던 이머니가 김 회장의 대물림을 위한 회사로 탈바꿈한다. 김 회장이 2010년 이머니 주식 9만주를 이머니에 무상증여한 것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머니가 현재 전체 발행주식(16만6000주)의 54.2%나 되는 주식을 자기주식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영업이익률 30%대 ‘알짜’
반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보면 이머니 주식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이는 김 회장의 1남2녀(진현·진이·동준)중 외아들인 김동준씨다. 지분율은 25.1%에 이른다. 이머니가 동준씨의 개인회사가 된 지 오래됐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지배구조 변화 와중에 이머니는 최근까지 다우데이타 지분을 12.9%까지 확대했다.

이머니는 다우키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다우데이타 외에도 주요 계열사 지분을 적잖이 소유하고 있다. 상장사만 하더라도 사람인에이치알(HR) 7.3%, 다우인큐브 4.7% 등이다. 이런 계열사 주식이 이머니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머니는 키움증권(2013년 15억원) 수수료 등 매출이 모두 수수료로 이뤄지는데, 매년 평균 100억원 안팎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4년간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돌 정도로 알짜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매출(126억원)의 절반이 훨씬 넘는 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관계사 주식으로 막대한 처분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리크리팅 전문 업체 사람인HR이 상장(2012년 2월)하기 이전 11.0%(70만주)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이머니는 그해 7만주를 처분했다. 또 보유하고 있던 다우기술 지분 0.9%(40만주)를 모두 정리했다. 이를 통해 이머니가 얻은 투자수익은 52억원에 달한다. 이머니가 2세 승계를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회사라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