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1위는 단연 '카카오톡'이다. 시장점유율이 95%가 넘을 정도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주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카톡도 아직 발을 들여놓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기업용 시장이다.
기업용 소통 도구가 되려면 보안이 뛰어나야 하고 업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능도 갖춰야 한다. 카톡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로 각광을 받는 신생 SNS들이 등장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 기반의 새로운 메신저인 '북팔톡'은 지난달 12일 오픈 이후 사흘만에 1만 다운로드를 넘은 데 이어 현재 6만건을 돌파했다.
북팔톡은 북팔이란 모바일 콘텐츠 업체가 오픈소스 기반의 텔레그램을 변형해 만든 것이다. 독일의 독립 비영리 회사 '텔레그램 메신저 LLP'가 개발한 텔레그램을 한국인 취향에 맞게 고친 것이다. 한글을 지원하고 아기자기한 이모티콘 및 스티커를 도입했다. 텔레그램의 뛰어난 보안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추가한 것이다.
북팔톡을 만든 북팔이란 회사는 주력이 웹소설 서비스다. 북팔톡을 만든 계기는 웹소설 작가들과 독자들간의 소통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북팔이 관리하는 웹소설 작가 수는 2000여명 가량이다. 이들과 보다 손쉽게 소통을 하기 위해 사내 메신저 개념으로 출발한 것이 북팔톡이다.
북팔톡처럼 기업용 사내 소통 도구로 두각을 드러내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잔디'다. 토스랩이란 벤처기업이 개발했다. 잔디는 업무용에 최적화된 그룹 메신저나 파일 송수신 및 검색 기능 등을 지원한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공하며 드롭박스와 구글닥스 등 외부 프로그램과도 연동할 수 있다.
토스랩은 잔디를 통해 외부 투자도 유치했다. 한국 소프트뱅크 벤처스와 중국의 벤처캐피탈 체루빅 벤처스(Cherubic Ventures) 등은 지난 10일 잔디에 총 21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의 고민과 정보,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한 SNS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스타트업 텀블라인드가 작년 말에 오픈한 '블라인드'는 익명 게시판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앱을 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목록이 나오는데 이곳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본인 인증을 받아 익명 게시판에서 활동할 수 있다.
블라인드는 폐쇄형 SNS에 그룹 기능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 앱으로 익명성이 보장되고 보안성이 높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1년여만에 국내 55개 대표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IT 기업 가운데 KT와 LG전자,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26개사가 방을 만들었다. 금융에서는 신한과 기업은행 등 8곳, 항공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2개사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MBC, SBS, CJ E&M 등 방송 업계 전용 소통 공간도 문을 열었다. 각 분야 라운지에서는 연봉과 인센티브, 복지, 조직개편 같은 주제부터 맛집 공유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이들 신생 SNS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SNS가 새로운 소통 도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내에서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이메일보다 SNS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신생 SNS 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보다 보안이 뛰어나고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무장한 신생 SNS가 돌풍의 주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