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엔씨소프트의 정기 주주총회가 예상과 달리 별다른 마찰없이 마무리됐다. 김택진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에 대해 일부 주주들이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넥슨과 국민연금 등 대주주들이 찬성하면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엔씨소프트는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택진 대표이사를 재선임과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날 주총은 지난 1월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이후 열린 것이라 관심을 모았다. 다만 넥슨측이 별다른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아 '표 대결' 같은 충돌이 벌어지지 않고 싱겁게 끝났다.

이날 주총장에는 한경택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안인숙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김정욱 전무 및 실무자 등 넥슨측 인사가 참석했다. 김정욱 전무는 의사 발언을 통해 "최근 엔씨소프트의 투자와 기업 활동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넷마블게임즈와의 사업 협력이 진지한 숙고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전무는 "주주로서 넷마블과의 협업 성과에 대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료를 요구한다"라며 "향후 협업 진행 상황을 주주에게 정기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에 대해선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택진 이사회 의장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주총은 제 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건까지 순조롭게 통과됐으나 2호 의안인 김 대표의 재선임안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주주는 넷마블게임즈와의 사업 협력이 김 대표 본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부터 김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씨의 사장 승진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미리 준비한 관련 설명 자료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답변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북미법인의 최근 6년간 이익 추이를 정리한 자료를 보이며 "윤 사장은 미국 법인의 누적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했고 지난 2011년 엔씨소프트 웨스트(NCW) CEO로 부임한 이후 그 다음해 NCW는 21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족경영 논란에 대해선 "다른 기업들의 가족경영 행태는 뒤에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는 모든 법적, 경영적 책임을 지고 공개된 활동을 하면서 쓰러져 가는 회사를 세우기 위해 헌신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인수 가격이 적정한 것이냐에 대한 주주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적정한 인수가격"이라며 "주주가치 재고에 있어 멋진 결정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넷마블과의 일부 지분 맞교환이 김 대표의 경영권 방어 의도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양심을 걸고 그런 의도가 없다"라며 "주주를 위한 판단으로 경영권과 무관하다"고 말했다.